자율비행 드론 스타트업 비거라지가 북미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재고관리 상업 서비스에 성공했다. 드론을 활용한 재고관리는 인력난 심화와 물류 가시성(Visibility) 요구가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여러 드론기업이 기술검증(PoC)을 벌이고 있지만 북미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비거라지가 처음이다.
비거라지는 북미 10대 물류회사 켄코로지스틱스와 창고 재고관리용 자율비행 드론 및 베이스스테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비거라지는 드론은 물론 재고조사 주기 설정과 하드웨어(HW) 상태 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웹 인터페이스 앱, 창고관리시스템(WMS) 연동 소프트웨어(SW), 컴퓨터비전 SW, 베이스스테이션까지 자체 개발했다. 물류창고 드론 솔루션에 필요한 SW와 HW 모두 직접 제공한다.
비거라지 드론은 총 여섯 방향에 카메라가 설치돼 360도 전 방향을 볼 수 있다. 드론이 물류 창고를 비행하며 사진을 찍고, 컴퓨터비전 기술을 이용해서 바코드와 QR코드를 읽어내 재고를 조사한다. 드론은 비행 시 미세한 떨림 때문에 약간의 사진 번짐 현상이 있는데 이를 제거하는 디블러(Deblur) 기술 등 다양한 컴퓨터비전 기술을 통해 이미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게 핵심이다. 재고 조사를 마친 드론이 베이스스테이션으로 돌아오면 물리적으로 배터리를 자동 교체하는 방식으로 충전한다.
김영준 비거라지 대표는 “미국에서 평균 크기의 물류창고 재고 조사에 인력 4명을 투입해도 1개월이 걸린다”면서 “같은 수의 드론 투입 시 하루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물류 시장에서 드론 솔루션이 주목받은 것은 인력난 해소 대안이기도 하지만 물류 가시성 수요가 커진 점도 주요 이유다. 대형 물류사 고객인 화주에겐 정확한 재고 파악이 곧 돈이다. 재고는 생산과 판매 양쪽 모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파악이 정확히 안 되면 과도하게 생산하거나 제품이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김 대표는 “드론이 매일 재고를 조사하기 때문에 재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서 “드론 솔루션을 도입하면 화주는 적정 재고량을 유지해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정확한 생산·판매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거라지는 기업간거래(B2B) 물류시장을 시작으로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시장과 대형마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라운드 로봇 개발 계획도 세웠다. 드론 플랫폼 라이선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비전 기술 기반 솔루션이므로 위성항법시스템(GPS) 이용 불가능한 여건에서 활용도가 높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