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부에 녹색금융을 통한 지속가능 친환경 경제개발 확대를 촉구했다. 한국정부 또한 녹색채권·정책금융 자금 72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56회 ADB 연차총회에서도 친환경 무역·투자가 핵심 안건이 될 전망이다.
ADB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시아경제통합보고서(AEIR) 2023'을 발표했다.
아시아 지역은 수십 년간 무역·투자가 늘어나며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생산량 늘어나는 만큼 온실가스를 많이 뿜어내, 2019년 탄소배출량이 1995년보다 약 3배로 늘었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홍수·가뭄·태퐁·폭염 등 재난재해가 아태지역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 실제 전 세계 재난의 약 40%가 아태지역에서 발생하며, 재난 피해자 중 70% 이상이 해당지역에 살고 있다.
앨버트 박 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태지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수백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환경적 대가를 동반했다”면서 “기후위기는 아태지역의 지속개발을 막아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투자는 경제성장과 빈곤퇴치의 핵심 동력이지만 역내 국가들은 무역·투자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DB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태양광 등 친환경 재화·서비스 무역 촉진 △규제·인센티브·표준·인증제도를 통한 녹색기업 육성 △기후 약속·행동을 위한 국제규제협력 강화 △지역 동맹을 통한 탄소 가격 메커니즘 개발 등의 긴급 조치를 AEIR 2023에 제시했다.
한국 정부도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아태지역 등 개도국 대상 기후대응 지원, 소위 그린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한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시행됨에 따라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약 3조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 이자비용 등을 기업당 최대 3억원 지원하고, 민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녹색금융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올해 약 3조5000억원 규모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그린ODA 예산도 124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3배 확대했다.
오는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56회 ADB 연차총회에서도 친환경 무역·투자가 핵심 안건이 될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유리코 베키스 룩셈부르크 재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ADB 연차총회 협력 방안과 녹색금융 지원정책 등을 논의했다. 룩셈부르크는 세계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선도적 녹색금융 역량을 쌓은 만큼 ADB가 추진 중인 녹색금융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