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혁신벤처 관련 협회·단체들이 새 수장을 맞는 가운데 차기 수장이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복수의결권 및 실리콘밸리식 투자기법 등 벤처관련 법안 통과다.
복수의결권은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 1주당 의결권을 복수로 허용하는 제도다. 창업자가 지분 희석 우려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복수의결권 도입 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중이다. 벤처업계는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역시 국회에서 공전하고 있다. 투자조건부 융자는 융자기관이 벤처투자를 이미 받았고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저리 융자를 해주는 대신 소액의 지분인수권을 받는 제도다.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필수 법안임에도 복수의결권과 함께 묶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도 차기 혁신벤처 업계 회장단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혁신·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벤처업계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만한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숙제다.
민간 모펀드로 대표되는 민간영역 투자 활성화도 혁신벤처단체가 함께 풀어야 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그간 벤처투자시장이 모태펀드를 주도로 조성된 생태계라는 시각이 역력하다. 정부 주도 과잉 유동성을 줄이고 민간 참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역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벤처기업협회는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2027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 지방 벤처(벤처천억기업) 500개사 달성 △지방 유니콘기업 5개사 달성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젊은 창업자 등 미래세대를 위한 기업가정신 확산도 중요한 임무다.
여성벤처 등 그간 정부 지원이 부족했던 분야에 대한 지원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특히 여성벤처기업은 전체 벤처기업의 약 10%에 불과해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여성벤처협회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인구감소 대책으로 여성기업 육성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여성벤처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조재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