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15-1/05 광구의 황금낙타 구조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하며 자원 클러스터(핵심지역 집중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어스온은 해당 광구를 포함한 4개의 광구에서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통해 동남아 시장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SK어스온의 15-1/05 광구의 황금낙타 구조 시추 준비 과정 및 자원 클러스터 전략을 들여다봤다.
◇15-1/05 광구 본격 생산 준비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남동쪽으로 70㎞ 떨어진 붕따우시 소재 봉따우 PTSC M&C 야드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원유 생산이 시작될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 설치될 생산 플랫폼이 건조되고 있다. 90m, 8000톤에 육박하는 이 생산 플랫폼 건조에 4000여억원이 투입되며 2년 6개월여에 걸쳐 건조된다.
현장에서는 원유를 생산해내는 플랫폼의 하부 구조인 자켓과 원유 처리 시설인 탑사이드 제작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자켓은 원유 생산 플랫폼의 하단 지지대를, 탑사이드는 원유 생산 플랫폼 상단에 설치하는 가스 처리, 시추, 거주 등 설비 등을 의미한다.
대형 바지선이 자켓을 수직으로 들어 올려 해저에 고정하고 이후 시추기가 와서 사전 시추(Pre-drilling)를 진행한다. 이후 탑사이드 및 부유식 저장·하역 설비(FSO)가 설치되면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된다. 장비가 갖춰지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내년 10~11월경 첫 상업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일 기준으로 하루 2만 배럴이 생산된다.
◇순풍 탄 자원 개발 사업
SK어스온은 15-1/05 광구 지분 25%를 비롯해 15-1 광구(지분 9%), 15-2/17 광구(지분 25%), 16-2 광구(지분 70%) 등을 보유하고 있다.
15-1 생산광구는 2003년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해 SK 지분 기준 하루 평균 약 33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5-1/05 광구의 황금낙타 구조에 인접한 붉은낙타 구조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했고 15-1 광구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15-2/17 탐사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 올해 1월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를 발견하고 일산 1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 광구는 15-1/05 개발광구와 인접해 광구 간 개발 시너지를 통해 빠른 상업화가 기대된다.
16-2 광구는 지난 2023년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를 발견한 이후 기술 평가, 탐사·평가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탐사를 통해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광구 내 유망 지역인 붉은하마 구조에서 추가 탐사정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동남아 자원 클러스터 전략 박차
SK어스온은 베트남에서 자원 클러스터 전략을 펼쳐 기록적인 성공률의 자원개발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에너지 자원개발 회사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SK어스온은 이 같은 실적을 앞세워 베트남과 함께 동남아 빅3 산유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로 자원개발 클러스터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어스온은 지난 2022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해상에 위치한 SK427 광구 운영권을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 SK427 광구 권역 내 케타푸 광구 운영권까지 확보하며 광구 간 연계 개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정부 주관 광구 입찰에 참여해 2개의 광구를 낙찰받고 세부계약을 조율중에 있으며, 곧 최종 계약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치민 지사장은 “동남아 국가별 클러스터 전략을 쓰고 있고 베트남은 모범사례”라면서 “베트남에서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이면서 이를 계속 확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가 E&P 업계에서 그렇게 큰 회사라고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이곳에서는 우리만큼 많은 정보를 가진 회사는 없다”라면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더 많은 콘셉트를 발견해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 10년 내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페루 수준(4만4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붕따우=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