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는 숙명여대 박준동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바르지 않고도 화장품의 사용감을 예측할 수 있는 '텍스처 표준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화장품 발림성과 유변물성(물질의 점도, 탄성 등)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이용해 발림성을 자동으로 수치화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화장품 사용감 평가에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됐다. 따라서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사람마다 표현하는 '발림성', '수분감'의 정도가 다른 문제가 있었다.
코스맥스가 개발한 텍스처 표준 측정 기술은 화장품의 사용감을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로 나타낸다. 사람의 개입 없이 텍스처의 수준 측정이 가능해 제품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품질 검증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원하는 대로 사용감을 정밀하게 조정해 맞춤형 화장품 개발 등에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
코스맥스는 약 3년 동안 연구 기간을 거쳐 에센스 제형의 발림성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립했다. 훈련된 전문 패널들과 수백 가지 에센스 제형 처방의 촉감적 특성을 세분화하고 평가 기준을 수립했다. 이어 텍스처 특성별로 객관적 수치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숙명여대 연구진과 협업해 LAOS(Large Amplitude Oscillatory Shear) 기법을 이용한 텍스처 표준 측정 기술을 완성했다. 연구에 사용된 LAOS는 화장품을 바를 때 발생하는 진폭과 유사한 큰 진폭의 진동 유동(oscillatory flow)을 이용하는 레올로지(rheology유변학) 기법이다.
이는 기술 상용화를 위해 예측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계학습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텍스처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미국 물리학회지 'Physics of Fluids'에 최근 게재됐다. 또한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국제화장품학회(IFSCC)에서 구두발표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는 “주관에 의지하던 화장품 사용감 측정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 연구 결과”라며 “향후 다양한 제형과 감각 특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작년 디지털사업본부 산하의 CAI(COSMAX AI)랩을 연구소로 승격하는 등 AI 기술을 포함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