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행 깬 삼성·LX 협력, 더 많이 나와야

삼성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서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인 DDI를 LX세미콘에서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은 그동안 접점이 없던 회사들이다. 시너지가 가능했으나 그룹 간 관계, 고객사 관계로 거리를 둬왔다. LX가 LG그룹에서 분리된 '범LG가'이고,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에 DDI를 공급한 회사기 때문이다.

DDI는 디스플레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수직계열화나 폐쇄적 공급망 구축이 관행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가장 많은 DDI를 공급하고 LG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구 실리콘웍스)이 협력해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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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막대처럼 보이는 은색 부품이 DDI다. (자료=삼성전자)

국내 산업계에는 보이진 않지만 아주 뚜렷한 '경계선'이 존재했다. 자기만의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이다. 차별화가 명분이었으나 이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이었다. 줄 세우기로 인한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서 글로벌 기업이 나오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 협력은 그래서 주목된다. 기존 관행을 과감하게 깼기 때문이다. 양사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 기본 전제겠지만 서로 필요한 부분을 국내 기업 간 협력으로 채웠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세계 경제에는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자국 이익을 최우선 하는 경향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이럴 때일수록 국내 기업 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채워야 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의 신속한 대처로 위기를 넘겼다. 한계를 뛰어넘는 협력 사례들이 계속 이어져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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