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이성원 DGIST 교수, "상용화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연구 중요"

연구성과뿐 아니라 의료 사각지대 사람들에게 도움주는 제품 개발 신념
나노메시 생체소자는 실제 50회 세탁해도 전기적 신호 정상 전달 확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활성화 위해선 기술+상용화 통합 플랫폼 개발

“나노메시 생체소자를 섬유와 결합해 올 상반기 안에 실험실 창업하고, 센서나 전도성 섬유 개발로 사업성을 확인한 뒤 장기적으로 의료분야에 적용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성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는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연구에 진심인 연구자다. 연구성과에만 안주하지 않고 환자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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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

이 교수가 “최근 개발한 세계 최초 내구성과 세탁 안정성이 탁월한 고내구도 나노메시 생체소자는 향후 창업을 통해 상용화할 아이템으로 활용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기술이 사업을 통해 상용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지혁 박사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나노메시 생체소자는 실제 50회 세탁해도 전기적 신호가 정상적으로 전달되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나노메시 생체소자는 두세 차례만 세탁해도 내구성이 취약해 전기적 신호 결함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교수는 고분자 나노섬유 위에 은나노와이어를 도포한 뒤 광소결 방식을 통해 물리적으로 결합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금이 은을 감싸는 이중구조 금속 나노와이어를 제작하는 기술로 취약한 내구성을 극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변형이 잘되고 물리적 안정성과 기체 및 액체투과성이 높은 데다 내구성과 전기적 안정성까지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착용했을 때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면서 “땀을 배출하고,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는 생체친화적인 소자 개발에 집중했고, 결과물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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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

이와 관련해 이 교수가 지난해 8월 개발한 그물망 구조 전자피수 소자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다. 장기간 부착해도 아토피나 신진대사 장애 등 예기치 못한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우수한 통기성을 갖춘 나노메시 구조 유기물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나노메시 구조 소자에 통합형 촉각센터를 부착해 실험한 결과 1000번 이상 변형하고 높은 습도를 가해도 성능저하가 없었다”면서 “피부에 오랫동안 부착해 생체신호를 실시간 측정하고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의료분야에 적용해 상용화하려고 하면 인허가 문제와 사업성 등 걸림돌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현재 출시된 대다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워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활성화하려면 모험이 따르더라도 그동안 나온 기술과 상용화 문제를 통합하는 플랫폼 개발을 누군가가 해줘야 한다”면서 “의료도시를 표방하는 대구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산업계가 새로운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자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