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장했다. 중국 BYD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전기 모델 '아토3(ATTO3)'가 주인공이다.

아토3는 2022년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상품성이 검증된 모델이다. BYD가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2000만원대 가격은 물론 안전성을 확보했다. 가격이 비싸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일은 없어 보인다. 아토3를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서 파주시 소재 카페까지 왕복 100㎞를 주행했다. 시승차는 BYD 상위 트림 '아토3 플러스(ATTO3 PLUS)'다.

아토3 외관은 역동적 이미지를 풍긴다. 용의 얼굴을 형상화한 날카로운 헤드램프 눈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리창 뒷부분 D필러는 용의 비늘을 형상화했고 주간 주행등은 비상하는 용의 수염을 연상시킨다.
차량 내부는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실내 문손잡이는 스피커 위에 악력기가 놓인 듯한 모습이었다. 손잡이 아래 도어 포켓은 기타 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형태다. 새로운 스타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배치돼있다.

핸들을 잡으니 D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한다. 여기에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배가한다. 이 시트는 게이밍 시트를 모티브로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주행 시 피로감을 줄이고 쾌적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운전을 시작하니 전기차 특유의 움직임과 주행감은 꽤나 좋았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때 서스펜션이 충격을 충분히 흡수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때도 묵직한 안정감이 잘 전달됐다. 감속할때 전기특유의 꿀렁거림은 거의 없었다.

아토3는 주행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321㎞(도심 349㎞·고속도로 287㎞)다. BYD 전용 블레이드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LFP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BYD는 칼날처럼 길고 얇게 배터리셀을 배터리 완제품인 팩에 직접 넣었다. 이 배터리가 셀간 연결 부위를 최소화해 내부 저항을 제어하고 발열이 줄어들며 화재 안전성이 높다고 BYD는 강조한다. 배터리를 2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다. 전비는 1㎞당 4.7kWh로 측정됐다.

도로를 달려보니 매력은 더욱 돋보였다. 아토3의 최고출력은 150㎾, 최대토크는 31.61kg·m다. 최고 시속 160㎞ 속도를 내면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7.3초다. 전기차답게 소음없이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앞좌석 중앙에는 12.8인치 회전식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터치 스크린 형태로 설계됐으며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공조 시스템 등 모든 차량 기능과 미디어 시스템을 확인하면서 제어가 가능하다. 주행 중 필요에 따라 디스플레이 화면을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어 더욱 편리했다. 또, 앞좌석에서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적용돼 충분한 채광과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아토3는 작지만 공간감을 제공한다. BYD 전기차 전용 e-플랫폼 3.0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차체와 평평한 바닥면으로 넓은 공간감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SUV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기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아토3는 꽤나 넉넉했다.
아토3는 다양한 안전과 운전자 보조 기능 패키지를 기본으로 제공해 안전 주행이 가능하다. 앞차와 안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와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 △경사로 주행 보조 △경사로 밀림 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등 운전자와 탑승자 보행자까지 고려한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갖췄다.
아토3 가장 매력적 요소는 가격이다. 기본 트림 아토3가 3150만원, 아토3 플러스가 3300만원이다. 국고 보조금은 145만원로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 후반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이 고민이지만 전기차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아토3를 추천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