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를 두고 장고에 돌입한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 전 부위원장 측은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자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나 전 부위원장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부위원장은 15일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나 전 부위원장이 언급한 '제2의 진박감별사'는 자신을 정면으로 겨냥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 의원은 “사찰로 성당으로 이런 저런 정치적 상징성 있는 지역 일정을 흘리며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라며 나 의원을 비판한 바 있다.
나 전 부위원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정치를 비판했다. 윤핵관이 윤 정권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나 전 부위원장은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공적인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전 부위원장 측은 여론전에도 돌입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은 32.5%였다. 나 전 부위원장은 26.9%를 기록했다. 둘의 범위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안이었다.
나 전 부위원장 측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나 전 부위원장 측은 공보 활동을 위한 대언론 단체대화방을 개설하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비등록을 이유로 관련 보도 삭제를 요청했다. 다만 당직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등록·공표' 의무가 있는 선거 여론조사가 아닌 탓에 여심위 사전 신고와 홈페이지 등록 의무가 없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