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회 고발로 검찰에 기소된 특허선행조사기업 윕스 관계자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윕스가 수행한 조사업무가 변리사만 수행할 수 있는 감정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권영혜 판사는 지난 13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윕스 관계자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윕스 관계자가 변호사, 변리사가 아니면서도 특허·상표·디자인의 등록·무효·침해 가능성에 관한 감정 등 법률 사무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다수 보고서는 디자인 상표 등을 단순 비교하거나 정량·정성적 지표로 수치화해 분석하는 데 그치며, 선행 문언 등 자료조사의 근거도 밝히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고의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사실상 지식재산서비스 업역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변리사회는 2020년 11월 윕스가 불법 변리를 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변리사회는 윕스가 수행한 디자인권 침해 여부에 대한 감정, 특허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에 진보성 흠결 등 무효사유가 있는지에 대한 감정업무가 변리사법 제2조의 감정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변리사법을 위반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윕스가 변호사법상 법률업무를 수행했다며 고발 사유에 변호사법 위반도 추가했다.
이어 검찰은 2021년 5월 윕스 서울 본사와 대전 지사를 압수수색했다. 2018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고객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특허, 상표, 디자인의 특허청 등록·무효·침해에 관한 감정 보고서를 제공해 법률 사무를 취급한 것으로 판단, 같은 해 12월 윕스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윕스는 국가에서 지정한 선행조사, 기술평가 기업이 기술 대비 진보성, 신규성, 무효 가능성을 판단하고 자료를 만드는 것은 정당한 조사 업무에 해당한다고 반박해 왔다.
윕스 관계자 전원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조사업무를 둘러싼 변리사, 지식재산서비스 업계 간 갈등도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칠 윕스 대표는 “이번 판결은 기업, 개인의 일이 아니라 지식재산서비스 업계가 조사 업무를 심도 있게 할 수 있느냐, 즉 업역의 문제를 다룬 것”이라면서 “변리업, 지식재산서비스 업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