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I 내재화 전략 발표
AI 활용기업 30% 확대 목표
8개 산업데이터 플랫폼 통합
기업간 상호운용성 확보 실증
#정부가 산업 디지털전환(DX) 핵심 열쇠로 인공지능(AI)을 꼽고 우리 산업 시스템에 AI를 내재화하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한다. 2030년까지 글로벌 AI 솔루션 공급기업 100개 이상 육성과 AI 활용기업 30% 달성을 목표로 산업 생태계에 AI를 이식하는 것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그간 AI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금융·행정 등 지원에 집중하던 것과는 달리 수요기업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차 산업디지털전환 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 AI 내재화 전략'을 발표했다.
◇AI 공급기업이 수요기업 DX 이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산업 대전환을 견인할 핵심 열쇠가 AI에 있다”면서 “정부는 우리 산업 전반에 AI가 빠르고 폭넓게 스며들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해 기업들이 생산공정, 제품·서비스 등 기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규제들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피고 개선함으로써 기업 활동 장애요인을 선제·지속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산업 AI 내재화 전략'은 산업 디지털전환 촉진법에 따라 3년 단위로 마련한 '제1차 산업디지털전환 종합계획'이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와 산업연구원과 함께 기초작업을 하고 민간기업 간담회, 심층 면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전략 세부내용을 마련했다.
전략의 핵심은 2030년까지 글로벌 AI 솔루션 공급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해 수요기업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현재 1% 수준인 AI 활용기업을 30%로 확대하는 목표도 제시했다. 고도화된 AI솔루션을 도입해 공정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제품, 비즈니스모델, 서비스 고부가가치화를 창출하는 청사진이다.
예를 들면 농기계 디지털 전환을 통해 농업 관련 종합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난 존디어와 같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제품에 AI를 활용해 이용자 중심 서비스 제공 플랫폼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요·공급기업 협업모델 중심으로 AI 내재화 및 공급산업 육성 △자발적 DX 투자 의지 있는 수요기업 선별해 디지털 역량 확충 △산업데이터 플랫폼 및 계약 가이드라인 등 민간 주도 DX 생태계 조성 등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선점한 AI 공급시장에서 국내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솔루션 상용화에 나선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요기업은 공급기업에 산업데이터와 AI 도입 필드를 제공하고 공급기업은 수요기업 핵심설비·공정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최적화 및 적용하는 협력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올해는 5개 프로젝트에 각각 10억원 내외를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신규예산을 확보해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 임팩트가 큰 프로젝트는 국가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연구개발(R&D), 자금, 인력, 규제개선에 이르는 전주기에 종합지원한다.
또 △데이터 전처리 △디지털 트윈,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AI 활용 디지털 협업툴 △로우코드·노코드 등 수요기업이 용이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촉진기술을 확보한다. 기존에 운영되는 '산업 디지털전환 연대'를 수요-공급기업 중심의 '산업 AI 얼라이언스'로 확대 개편하고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기업에 정부과제를 최우선 검토 및 지원할 방침이다.
수요기업의 AI 활용 역량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3년간 270억원을 투입, DX에 투자하는 중견기업 500개와 스마트공장 우수 중소기업 500개를 선별해 수요기업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처리·가공할 수 있는 데이터 처리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구축한다.
AI 솔루션 활용 역량을 갖춘 인력도 양성한다. '산업 AI 스킬업 프로그램'으로 △기본교육 △전문교육 △고급교육 3단계 교육을 구성했다. 기본교육은 산업 도메인 전문인력, 전문교육은 대학생·구직자·재직자, 고급교육은 석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전문교육은 산·학·연 협업으로 '산업 AI 교육센터(IAEC)'를 KAIST와 한국공학대에 올해 시범운영해 AI 비전공 대학생·구직자·재직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AI 이론과 현장 문제해결형 교육을 압축 단기 필수과정으로 제공하고 마이크로 디그리를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참여 기업·대학·연구소를 확대하고 연간 400명으로 양성 규모도 확대한다.
◇산업데이터 확보 및 활용할 수 있는 DX 생태계 마련
정부는 산업데이터를 AI로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지금 구축한 전기차·바이오·섬유 등 업종별 문제해결형 산업데이터 플랫폼 8개를 통합 연계할 계획이다.
'산업데이터-X플랫폼'은 분절·산재하는 데이터 검색과 연계를 위해 통합 플랫폼에서 플랫폼별 데이터 보유 정보를 제공한다. 유사업종별로 공통수요 데이터를 발굴하고 현장에서 수집·점검·관리된 데이터의 노이즈를 정제한 골든데이터셋도 선정해 보급한다.
또 수집한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AI 제품·소프트웨어(SW)·기업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제표준 기반 AI 적합성 인증과 시험체계를 구축한다. 공공기관에는 '공공데이터 품질관리 인증제'를 적용해 양질 데이터를 관리한다.
제품·서비스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 마이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전송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제도적 요건을 확보하는 한편 전기차 운행·부품·외부환경에 대해 수집하는 시범사업을 다른 분야로 확대한다. 제품 구매자에게는 데이터 제공에 동의하는 경우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소모품을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스마트제조, 자율차, 로봇 등 분야 산업데이터 표준 개발에도 나선다. 데이터의 기업내·기업간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 기업 업무시스템을 표준화 및 실증한다. 아울러 DX 관련 국가R&D 및 실증사업에 대해 국제·국내표준 개발을 사업성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해관계자 간 산업데이터 활용계약을 촉진할 수 있는 '계약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거래 계약 체크리스트, 계약 유형별 표준계약서, 국외이전 유의사항, 업종별 사례 등을 담았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