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에 비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4%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전 세계 발주량 70%를 발주하는 성과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국내 조선업 선박 수주량이 전 세계 발주량 37%인 1559만 표준선환산톤수(CGT)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38%를 기록한 2018년 이후 최대 수주 점유율이다.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은 전세계 발주량인 2079만CGT 가운데 58%에 해당하는 1198만CGT를 수주했다. 이 중 대부분은 최근 역대 최고 선가를 경신하고 있는 대형LNG운반선으로 수주량은 1012만CGT에 달했다. 국내 조선업의 대형LNG운반선 수주량은 전세계 발주량의 70%에 해당한다.
한국은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전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했다. 친환경 선박은 LNG, 메탄올,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등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이다. 전 세계 발주량 2606만CGT 가운데 과반에 해당하는 1312만CGT를 수주했다.
수주량 중 92%가 LNG 추진선박이었고 그 뒤를 메탄올(5%), LPG(3%)가 이었다. 특히 LNG 추진선박은 전 세계 발주량 54%를 수주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전 세계 발주량이 2021년에 비해 22% 감소하는 상황에서 얻어낸 실적이다. 컨테이너선, 탱커, 벌커 등 대부분 선종 발주량이 감소하는 와중에 LNG운반선과 같은 고부가·친환경 선박 분야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높은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약진한 결과다.
기업별로는 국내 대형 5개 조선사가 목표 수주액을 초과달성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239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액인 174억4000만달러를 38% 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04억달러 수주로 16% 초과 달성, 삼성중공업은 94억달러 수주로 7% 초과 달성하는 등 5개 기업이 평균적으로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올해 1300억원을 투입해 조선분야 핵심 기자재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추진한다. 암모니아 및 전기추진 선박 추진시스템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미래 선박시장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는 한편 LNG운반선 기술격차 확대를 위해 LNG 저장시스템(화물창)의 상용화 및 극저온 펌프 등 고도화에 나선다. 또 늘어난 수주물량을 차질없이 건조할 수 있도록 국내 구직자를 대상으로 인력양성사업을 시행하고 외국인력 도입제도를 지속 개선해 조선업 인력난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