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과학기술 이슈…누리호 3차 발사·우주항공청 출범 예정

누리호 반복발사로 신뢰도 확보
50주년 대덕특구, 개방형 혁신
위축된 원자력 R&D 본격 재개
AI 훈련 강점 '슈퍼컴 6호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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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3년 검은 토끼 해는 과학기술 분야 도전과 이에 따른 큰 변화가 예고된다. 세계경제 복합위기와 불확실성이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이 같은 위기 극복을 위한 수단으로 첨단 과학기술 확보가 최우선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계는 지난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등에서 확보한 동력을 바탕으로 올해 혁신적 도전과 변화 가능성에 주목한다. 향후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기 위한 올해 과학기술 주요 이슈를 살펴본다.

◇누리호 영광, 신뢰도 확보로 경쟁력 강화

올해 상반기 과기계 최대 이슈는 누리호 3차 발사다. 발사 시점은 오는 4~6월로 2027년까지 한국형발사체 고도화를 위한 총 4번 발사 진행의 신호탄이다.

지난해 한 차례 발사 성공에 이르렀지만 '완전한 우주 수송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뢰도 확보 차원에서 이어지는 도전이다.

고도화 사업은 민간 우주기업 생태계 조성에 있어서도 중요 포인트다. 지난해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차 발사부터 참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발사체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받는다.

이와 함께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누리호를 능가하는 100톤급 추력과 1.5톤급 이상 위성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더 강력한 발사체 개발을 위한 것으로 총 2조132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달 상공 100㎞ 궤도에 안착한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에 이은 심우주 탐사기술 확보 도전도 올해 주목되는 이슈다. 정부는 다누리 후속으로 달 착륙선 및 연착륙 검증선 독자 개발 추진을 결정, 올해 달 착륙선 개발 예비타당성조사 착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판 NASA 설립 원년

윤석열 정부 주요 국정과제였던 우주항공청 설립 가시화도 과학기술계가 주목하는 이슈다. 앞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이 곧 출범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 가동에 들어갔다. 우주항공 분야 기술과 제도, 기술사업화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며 우주항공청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는 상태로 이를 통해 앞으로 설립 예정인 우주항공청은 기존 우주항공 기술 개발 연속성 유지와 동시에 전문성을 확보해 우주개발 중추 역할을 하게 된다.

조직이나 예산 규모가 애초 대비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과기계는 우주개발 거버넌스 역할의 우주항공청 설립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전문가집단 구성 이후 기술·제도 발전에 따른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점진적인 우주항공 분야 통합 조직 탄생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정부는 상반기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상정하고 하반기부터 직제와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마련, 올해 말 본격적인 출범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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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전경

◇대한민국 과학기술 산실 대덕특구 50주년

대한민국 과학기술 산실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가 올해로 출범 50주년을 맞는다.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재 기관 등은 1970년대 이후 세계 선진국 기술을 국산화하던 시절부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최고 기술개발에 힘 쏟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맨 앞 열에서 연구개발(R&D)을 선도해 왔다.

대덕특구에 포진해 있는 30여개 출연연 외 2000여개 기술창업·벤처기업 등은 이러한 R&D로 우리나라 혁신성장 줄기로 자리잡고 있다. 2020년 기준 대덕특구 내 기업 총매출액 규모는 약 19조2800억원 수준으로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만 200개가 넘는다.

정부는 대덕특구 50주년을 기점으로 대전시와 함께 대덕특구를 세계적인 개방형 혁신 클러스터로 개조하는 재창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한 첫 단추 격으로 창의적 인재가 모여 융합연구를 할 수 있는 융합연구혁신센터 구축에 착수,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 초기 예산 20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위축된 원자력 R&D 부활 본격화

지난 정권에서 원자력 분야는 큰 부침을 겪었다. 탈원전 정책 영향이 컸다. 원전 건설이 중단되고, 분야 장래성에 대한 의심이 싹터 주요 대학에서는 원자력 분야 학생 수급도 바닥을 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선진 연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2012년 작고 안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스마트(SMART)'를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을 만큼 높은 기술력을 뽐냈는데, 전 정부에서는 상용화를 비롯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상황 반전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기존의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화면서 가시화했다. 탈원전 정책을 반대했던 주한규 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이 취임하면서 연구현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주한규號' 원자력연은 최근 발표한 새해 경영계획에서 미래지향 선진 원자로 개발을 주된 목표로 꼽았다. 캐나다로 스마트를 배치하고 실증해 SMR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차세대 SMR인 'i-SMR' 표준설계, 혁신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전했다.

미래형 원전인 '초고온가스로(VHTR)'와 '용융염원자로(MSR)' R&D, 소듐냉각고속로(SFR) 민간 사업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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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AI에 강점 '슈퍼컴 6호기' 등장

올해 안에 6번째 '국가 슈퍼컴퓨터'가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는 성능이 월등한 컴퓨터 시스템이다. 통상 초고성능컴퓨터(HPC)라는 용어가 통용되는데, 세계 순위에 들 만큼 강력한 시스템을 슈퍼컴퓨터로 지칭하기도 한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대에 막대한 연산 능력을 갖춘 HPC, 슈퍼컴퓨터는 국가 경쟁력 지표로도 통용된다. 새로운 국가 슈퍼컴퓨터 도입이 이목을 끄는 이유다.

국가초고성능컴퓨팅센터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도입하고 운영을 맡는다. 지난해 8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3000억원 규모 산업이 예고됐다.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 4~5월 내 사업자 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6월에는 계약을 맺게 된다. 연말까지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게 KISTI 계획이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세계 10위, 혹은 그 이내 순위 안착을 목표로 도입된다. 성능 목표는 600페타플롭스(PF) 이론 성능 수준이다. 이는 1초에 60경번 연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5호기 '누리온'은 25.7PF 성능으로, 계획대로라면 슈퍼컴퓨터 6호기는 기존 대비 20배 이상 높은 성능을 자랑하게 된다.

구조도 확 바뀐다. 기존 CPU 기반이던 것에서 탈피해, GPU를 동시 탑재하게 된다. GPU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훈련에 강점을 보인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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