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대 저성장 경기침체 예고
특별위 꾸리고 대응책 마련 사활
금리·물가 등 거시경제 안정 집중
한파 속 '국민 고통 최소화'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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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내에서 '정책통'이자 '민생통'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현안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이는 박 원내대표가 걸어온 정치 인생과도 맞닿아 있다. 그에게 정치란 '먹고 사는 문제에 응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자와 함께 걸어온 그는 언제나 이른바 '을(乙)'과 함께 목소리를 내왔다. 당내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소상공인과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청년 등과 함께 걸어왔다.

민주당이 이른바 '정책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역시 박 원내대표 역할이 컸다. 선거 패배 이후 흔들리던 당을 빠르게 수습한 박 원내대표는 야당이라는 다소 불리한 정치 환경 속에서도 민생 법안 등을 통해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직접 해결해왔다. 지난해에는 납품단가 연동제, 유류세 인하, 직장인 밥값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직접 챙기며 이를 관철시켰다.

새해에는 불공정·불평등으로 인해 아프고 서럽고 슬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박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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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원내대표에 오른 지 약 9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성과는 선거 패배 이후 질서 있는 혁신과 쇄신을 통해 민주당이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2022년도 민주당은 대통령선거(대선)과 지방선거(지선)라는 큰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민주당은 이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혁신과 쇄신 방향을 잡아나갔다. 그 결과 민생을 최우선 챙기고 국민의 삶을 무한 책임지는 정당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패배 이후 민주적 리더십을 다시 세우고 이완된 당의 조직을 정비하는 전당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큰 선거를 연이어 패배한 정당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하나는 높아진 민주당의 의제설정과 운용 능력이다. 민생법안과 민생예산에서 먼저 의제를 발굴·설정하고 주도한 것은 언제나 민주당이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복합위기에 대응한 납품단가연동제, 유류세 인하, 직장인 밥값 지원 등 민생입법도 우리 민주당이 먼저 제안하고 챙긴 것이다. 정부예산(안)에 빠져있는 시급한 민생경제예산을 챙긴 것도 우리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야당으로서는 유례없는 성과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예산안 협상은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 고집에 힘든 과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의지대로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 감세안을 최소한으로 저지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2년 유예, 주식양도소득세는 현행 유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3주택 이상 현행 누진제도 폐지 요구도 막아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응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어르신들을 위한 공공일자리와 경로당 냉난방비, 쌀값 안정화, 고금리 가계부담 완화를 위한 서민 금융 지원 등 국민 삶을 살피는 민생예산도 최대한 촘촘하게 반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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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경제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정치 역할은 협치와 국민통합을 이뤄 난국을 헤쳐가는 것이다.

그러나 협치 점수는 빵점이다. 협치의 가장 큰 책임과 동력은 야당이 아닌 국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정부와 여당에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대결, 국민통합과 화합보다는 갈등과 분열 정치를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대선 승리는 통합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야당과도 협치하겠다”고 말해왔다. 이에 민주당도 대승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피력했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타협하고 포용하는 협치 정치는커녕 무한책임을 져야 할 국정운영에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협치는 파괴되었고, 통합은 아예 실종됐다.

출범 후 7개월 동안 인사, 외교, 안보, 경제에 이어 국민안전 참사까지 참사를 다른 참사로 덮는 무능한 국정운영을 지속하면서 입만 열면 전 정부 탓과 야당 공격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거대 야당 때문에 일 할 수 없다”며 원내 제1당인 야당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선거프레임에만 골몰하고 있다.

대통령이라면 야당을 적극 포용해서 양보와 타협이라는 협치 성과물로 집권세력 유능함을 입증해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위기 속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방안은?

▲지금의 위기는 단순 경제위기가 아니라 복합적인 퍼펙트 스톰이다. 올해도 1%대 저성장과 고물가가 예고되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예고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경제위기 대응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뜬구름 잡기식 경제정책 방향은 하자가 많은 '방치경제'다. 경제위기 불이 발등에 떨어졌는데도 위기를 타개할 의지도,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했다. 경제위기에 절망하는 국내기업들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민주당은 집권했던 지난 5년 동안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실질적 수출에 대한 성과, 국가경쟁력, 신용등급, 성장률 등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린 뛰어난 경제정책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경제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김태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출범했다.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비판자이자 안내자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해에는 금리, 물가, 부동산, 가계부채 등 거시경제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금융, 기업, 부동산 관련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조합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이뤄야 한다. 또 저출산 고령화 위기, 저성장, 기후 위기 등 미래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비하면서 국가균형발전 등 중장기 과제도 역점을 둬야 한다.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산업과 가계의 타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대출금리 빅스텝 공포, 고금리에 고통받는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쓰러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은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무역보험기금 한도 증액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도 국내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호하겠다는 민주당 의지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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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홍근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2023년도 국가 위기요인 세 가지는 무엇인가? 그럼에도 대한민국 기회요인 세 가지는 무엇인가?

▲위기 요인 세 가지는 안보 위기, 경제 위기, 정부 위기이다.

연말 수도권 영공이 북한 무인기에 맥없이 뚫렸다. 북 무인기들이 강화, 파주에 이어 서울 용산 인근까지 7시간을 활개 치는 동안 대통령은 송년회 하느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소집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먼저 연일 '확전 각오' '원점 타격' 운운하니 국민만 불안하다. 대통령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되어버렸다. 이미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이다. 심각한 안보 위기다.

두 번째 위기 요인은 경제 위기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와 민생이 재난 수준이다. 대외환경의 악화로 3고 위기 속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고, 김진태발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마저 마비되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대통령과 여당은 무리한 초부자 감세 타령이다.

세 번째로 정부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가 정부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무지와 아집이다.

기회요인 세 가지는 국민, 기업, 야당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최고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한 유일무이한 저력이 있는 국민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국민 덕에 극복할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두 번째 기회 요인은 기업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가신인도는 크게 향상됐다. 수출기업들 덕분이다. 조선, 반도체, 제조업 등 수많은 기업 저력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가능했다. 지금 위기도 우리 기업들 저력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야당을 꼽은 것은 민주당이 대한민국 기회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무능과 무대책, 무책임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에 맞서 유능한 야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 기업과 함께 대한민국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겠다.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민주당만의 새해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연말을 보내며 윤석열 정부가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위기로 민생 직격탄을 맞는 데도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을 확인했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 역시, 경제 현장과 국민 삶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민주당은 대외환경 탓만 하며 손 놓고 있는 현 정부행태를 관망하고 있지 않겠다. 국민이 처한 상황에 맞는 경제 대책을 책임 있게 강구해 나갈 것이다. 정책역량을 집중해 소비, 생산, 일자리 등 실물경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다.

올해 성장률 1%대를 전망할 만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민주당은 '국민을 중심에 둔 경제위기극복'을 목표로 당력을 집중하겠다.

먼저 경제 하방 위험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거시경제 안정을 뒷받침하겠다. 수출은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이다. 수출 증가율 감소, 무역 적자 급등의 수치들은 곧 일자리, 소비 감소 등 국민 삶의 어려움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제 악순환만은 막아야 한다. 민주당은 무조건 민영화,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아닌 현장과 보폭을 맞춘 기업 활력 정책을 책임 있게 강구해 나갈 것이다.

둘째는 위기 속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세대와 계층에 대한 민생안정대책이다. 위기일수록 취약 계층 어려움은 곱절로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 예산안 처리 시 지역사랑상품권, 냉난방비, 노인 공공일자리, 공공주택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했던 이유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에 이어 이번 복합경제위기가 우리 사회 또 다른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역량을 총집중하겠다. 전방위로 몰려들 경제 위기 고통이 국민에게 최소한으로 전가되도록, 원내 제1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등 3고 현상과 민생 위기 때문에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한다면?

▲2022년은 다사다난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한해였다. 2022년 한해 힘겨웠지만, 국민 모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오셨다. 깊이 감사드린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가 아니라 군림하고 굴복시키는 통치로 사회 곳곳에 아프고 서럽고 슬픈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새해에는 불공정과 불평등에 아프고 서럽고 슬픈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이 없도록 원내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2023년 검은 토끼 해인 새해에도 민주당은 우리 국민들이 경제 한파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따뜻하고 든든한 민생입법을 용단 있게 추진하겠다.

2023년 국민이 이기는 '희망의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 더불어 민주주의 회복과 민생을 살리는 희망의 스크럼을 국민과 함께 단단하게 짜나가겠다. 민주와 민생이 승리하는, 또 우리 국민이 승리하는 한해를 만들어 가는 데 민주당이 앞장서겠다. 국민 한 분 한 분 빛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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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선 국회의원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과 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거쳐 19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을지로위원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3월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섬세하면서도 치열한 문제의식이 장점인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내에서 민생통이자 정책통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원내대표 당선 이후에는 대여 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민생·정치 현안을 관철시키는 등 정치력과 협상력도 인정받았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