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정기보수 연장...석화업계 업황 둔화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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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무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천NCC가 정기보수 기간을 연장했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천NCC는 이달 종료 예정이던 37만톤 규모의 정기보수를 내년 2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여천NCC는 지난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대50 현물출자 방식으로 설립한 석유화학업체다. 석유화학산업 '쌀'인 에틸렌의 생산 규모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이어 국내 3위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산출된 나프타를 크래킹(분해)해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여천NCC가 정기보수 기간을 연장한 것은 업황 악화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뛴 반면에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었다. 실제로 석유화학 업황 가늠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는 올해 3분기 기준 평균 184달러로, 전년 동기 335달러 대비 46%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을 이어 가기보다 생산설비를 효율화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깔렸다.

경쟁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LG화학은 이달 초 118만톤 규모의 여수 NCC 공장 정기보수를 마친 것과 동시에 23만톤 규모의 대산 공장 NCC 설비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새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주요 국가의 긴축 재정으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데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 등의 전방산업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출 단가 하락 폭이 전년보다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2023년도 경제 성장률을 기존 2%대 중반에서 1.6%대로 하락 조정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출 및 내수 둔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