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디지털교육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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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추진하던 6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교수·학습통합플랫폼' 구축사업이 전면 중단되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통합플랫폼은 학교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콘텐츠, 학습관리시스템(LMS), 학습도구를 하나로 연결해 모든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로 바뀌면서도 국정과제로 유지되는 듯해 보였지만 장관 교체와 함께 구축 사업 재검토를 지시, 사실상 중단됐다.

2025년 전면 개통을 목표로 한 중앙집중적 사업구조나 구축 시점이 현장 요구 대비 지나치게 비대하고 늦다는 지적은 그동안 계속 있었다. 관련 기업의 반응은 시원섭섭하다는 분위기다. 이는 디지털 교육의 중단이 아니라 기존 방식과 '헤어질 결심'에 가까워 보인다.

교육부는 조직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관련 사업과 예산을 새로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맞춤형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 데이터 수집·분석을 위한 교육데이터 정의 및 표준화 작업 속도를 서둘러야 한다.

교육부 차원의 통합플랫폼 중단으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디지털 교육의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곳도 있다. 일찌감치 자체적 교육 플랫폼을 준비한 곳도 있지만 2년여에 걸친 정보시스템마스터플랜(ISMP)까지 완료되고서도 사업이 중단되면서 혼란을 느끼는 곳이 있다.

교육청마다 디지털 교육 준비나 역량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어려움이다. 개별적으로 민간 에듀테크 기업과 디지털 교육 플랫폼을 준비하더라도 표준화된 프레임워크는 필요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0년 만의 대규모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교육국 신설을 통해 에듀테크 활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교육국은 기존 교육부 내 미래교육체제전환추진단, 교육과정정책과, 이러닝과, 교육정보화과, 디지털인프라구축팀 등 여러 국·과로 흩어진 업무를 통합·개편한 것이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은 해가 갈수록 디지털교수·학습플랫폼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에듀테크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원격교육학습플랫폼 '뉴쌤' 고도화를 위해 대·중·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약을 시작한 것도 이러한 기획의 일환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예산은 늘었지만 디지털 교육 관련 예산은 잘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과 에듀테크가 교실에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관련 사업 및 예산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종이책만 펼쳐 놓고 디지털을 가르칠 수는 없다. 과거 교육정보화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의 하나는 단순 조달공고, 발주 방식 한계 때문이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 납득할 수 있는 디지털 교육을 위한 빠른 새 출발이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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