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하이테크산업은 국내 최초로 고순도 수산화암모늄 생산에 성공한 회사다. 고순도 수산화암모늄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가공 공정에 주로 쓰인다.
회사는 2015년부터 연구개발 끝에 파이브나인(99.999%) 고순도 수산화암모늄 제조에 성공했다. 정수된 물에 암모니아 가스를 직접 주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체 암모니아와 초고순도 물을 고압분무해 마이크로(micro)화하는 기술이다.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데다 반응 효율이 높아 양산화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수요처인 한화 제안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개발 이후 한화를 비롯해 롯데정밀화학 등 주요 화학 대기업을 대상으로 약 440억원 규모를 납품했다. 총 9억1000만원의 개발비용으로 이룬 성과다. 개발비 가운데 5억원은 정부가 지원했다. 수요처의 구매수요가 있는 기술을 대상으로 개발비를 지원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구매연계형 중소기업 상용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지원이 이뤄졌다.
류인재 동양하이테크산업 선임연구원은 “고농도 수산화암모늄뿐만 아니라 저농도 수산화암모늄 역시도 발전소 등으로 납품처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점차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자동주차 보조 시스템과 초음파 센서를 생산하는 현보 역시 구매연계형 상용화R&D로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했다. 현보가 개발한 기술은 머신러닝 기반 공간 탐색 알고리즘과 자동 제동기술을 이용한 승용차용 자동 주차시스템이다. 총 7억7700만원의 개발비 가운데 약 4억6000만원을 정부가, 1억2000만원가량을 수요처인 이래에이엠에스가 지원했다.
2년여간의 개발 끝에 현보와 이래에이엠에스는 베트남 자동차 제조사 빈패스트에 제품을 공급했다. 올해에만 총 2000만달러 수출 실적을 거뒀다. 현재 빈패스트 자동차 총 3종에 현보와 이래에이엠에스가 개발한 제품을 적용했다. 중국과 터키, 인도 등지에도 납품 계약 협상이 한창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도 제품 수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영우 현보 이사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신흥국으로도 수요처를 확대할 수 있었다”면서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단순 부품회사에서 시스템 업체로 체질 개선을 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동양하이테크산업과 현보 두 회사 모두 제품 상용화를 전제로 R&D를 수행했다. 구매 수요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인 만큼 정부 지원에 따른 효과도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 개발기업과 수요기업의 공통적인 평가다. 수요처 입장에서는 가치공급사슬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술개발 중소기업 역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구매연계형 R&D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최대 5억원 이내에서 개발비 80% 수준을 지원한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