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흥국생명 지원 다수 계열사 동원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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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태광그룹 제공]

태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흥국생명에 다수의 계열사를 통해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애초 핵심 상장사인 태광산업을 통해 단독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주주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주주 반발이 커지면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태광그룹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흥국생명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태광그룹에 속한 비상장 계열사는 21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광그룹은 이들 계열사에 가용 가능한 자금과 지원 부담 여력이 충분한지 등을 다각도에서 살펴본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자금 지원은 차선책이다. 애초 우선 검토된 것은 핵심 상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흥국생명 전환우선주 인수 참여로 4000억원을 지원하는 안이다. 그러나 태광산업은 주주 가치를 하락시키면서 지분 연결고리가 없는 총수 일가 소유의 흥국생명을 지원한다는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 지난 14일 지원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보다 앞서 흥국생명은 채권 시장 둔화 여파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자 시중은행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각, 40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RP는 '되사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한 단기자금 조달로, 급한 불만 끈 태광그룹은 4000억원을 단기에 마련해서 갚아야 한다.

지원이 유력한 비상장 계열사로는 금융사가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금력이 있는 데다 자금 모집 등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지원 시나리오를 검토했고, 비상장 계열사별로 지원이 가능한 지 등도 다룬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각 계열사 이사회가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 금융 계열사들의 경우 지분 관계가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결국 법적 문제와 자금 여력 등을 내부 판단해 지원 참여를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