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에게 희소식'···아주대, 모낭 오가노이드 활용 기술 개발

성인 모발 조직에서 모유두 세포 추출해 체외서 대량 증식···모발 재생 비롯 모발 연구 기반
탈모 개선 약품 및 식품 등 과학적·객관적 평가···탈모 시장에 긍정적 효과 기대
아주대-경북대, 연구 협력···동물실험 대체 기술로, 가치 높게 평가 받아.

교육과 연구를 해 오던 대학이 현재는 연구성과 사업화 촉진에도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 창구 확보와 대학의 변화에 대한 요구로 연구중심과 기술사업화 등 산학협력까지 요구되는 만큼 대학들도 변화에 빠르게 발맞춤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으로는 아주대가 그 변화에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주대는 지난해 전국 대학 기술이전 실적에서 연세대와 서울대, KAIST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등 연구역량과 인프라를 통해 기업에는 지식재산을 제공하고 사회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원천기술 특허를 한국 포함, 다수 국가에 등록하고 응용 기술 분야별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기술사업화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는 아주대가 개발한 기술을 들여다보고,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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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 오가노이드의 약물 처리에 따른 성장 모습을 관찰한 위상차 현미경 이미지.jpg

[아주대 산학협력 ③]효능평가기술 개발과 엘리드 기술이전

아주대 중개연구단은 생체 내 모낭조직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효능평가기술을 개발했다.

모발을 형성하는 조직은 진피와 표피에서 유래된 다양한 세포들로 조합된 복잡한 3차원 구조를 지니고 있다. 모발 형성에 있어 가장 핵심인 모유두 조직은 태아 단계에서 진피를 거쳐 표피층으로 이동해 주변 각질 조직을 모발로 성장시킨다. 모낭 오가노이드는 성인 모발조직에서 추출한 모유두 세포를 체외에서 대량 증식시킨 후 특수하게 설계된 입자 패턴 기판 위에서 각질 세포와 함께 3차원 구조로 형성한 체외 조직이다. 재생 불가능한 모발조직 특성상 대량의 모발 유사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발 재생을 비롯한 모발 관련 연구의 기반이 된다.

이는 탈모인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 탈모 완화 제품은 모발 재생 효과가 있다고 발매되는 약, 치료보조제, 건강 기능식품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평가법이 많지 않아 제품 개발이나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아주대가 개발한 효능평가기술은 탈모 개선 약품 및 식품들의 모발 형성 개선 특성을 과학적·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 탈모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효능 평가 기술은 환자가 기증한 모발조직 배양 평가(organ culture)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탈모 관련한 특정 물질의 효과와 효능을 분석·평가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올 1월부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대다수 주에서 화장품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탈모 완화와 관련한 기능성 화장품·신소재·천연물 효능평가를 위해 진행되던 동물실험을 대체할 기술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술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이 기술 개발은 경북대가 함께 했다. 지난 15년 동안 모발 재생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우수한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는 성영관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팀이 함께 참여해 공동 연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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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 패턴 기판에서 형성된 3차원 모유두 세포 조직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아주대와 경북대가 개발한 기술은 화장품 효능평가 서비스를 상용화한 엘리드에 이전됐다. 기술은 △탈모 완화나 양모 효능을 가진 신약 후보 물질을 선별 장비를 이용해 일주일 이내 신속하게 선별하는 속성 평가기술 △오가노이드로부터 분화된 모발의 특성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효능을 평가하는 심화 평가기술 등이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탈모 치료제와 탈모 케어 및 관련 건강식품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그중 효능 평가와 관련한 시장은 약 625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아주대는 앞으로 모낭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3차원 세포 기반 피부 관련 효능 평가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및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주름, 미백, 미세먼지, 염증 등 다양한 모델에 적용할 수 있고 의료 치료용 모델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호 아주대 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는 “세포 기반 치료제 및 효능평가 모델 상용화는 주변 환경에 민감한 세포를 다룬다는 점에서 오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가 필요하다”며 “중개연구비 지원과 엘리드 연구 인프라 및 인지도를 활용해 다수 기관에서 신뢰와 인증을 받는 효능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성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