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 만든 감독·작가만 수혜
다수 창작자 권익에 도움 안돼
해외영상까지 대상 포함 가능성
보상 전제조건 불명확 등 지적도
방송영상콘텐츠 감독·작가에 추가보상권리를 보장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이 특정 소수만을 위한 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OTT포럼과 미디어플랫폼 저작권대책연대 주최로 '저작권법상 감독 등 추가보상권 제도 도입에 대한 영향 및 쟁점' 세미나가 열렸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추가보상권 수혜가 일부 대상자에 집중되면 다수 창작자 권익 보호는 어려워진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에서 유통되는 해외 영상저작물 대상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영상저작물 투자·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할 국내 미디어 시장 자본이 해외로 유출, 국내 방송영상콘텐츠 사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상저작물은 통상적으로 공동저작물로, 어느 범위까지 공동저작자인지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기대수익에 따라 충분한 계약금액을 제공한 경우 추가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저작권법 개정안상 추가보상권 적용 대상은 감독과 작가에 국한돼 있다. 영상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다른 창작자와 형평성에 어긋나고 추가보상 전제조건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콘텐츠 제공에 따른 손익 여부와 관계없이 추가 보상이 발생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PP 등 영상물최종제공사업자 수익의 불확실성이 증가, 콘텐츠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영진위 IPTV·케이블TV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이용통계에 따르면 2021년 VoD 시청 상위 50개 영화의 이용 비중이 약 72%로 나타났다. 추가보상권이 도입되더라도 인기 영상저작물을 저작한 특정 감독·작가에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다.
창작자 다수의 권익 개선을 골자로 하는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 목적과는 차이가 있다.
반면 박찬욱·김한민 영화감독 등 창작자는 '영상물특례조항으로 영화 저작권을 제작사에 양도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법 개정으로 감독·작가 모두 저작자로 지위를 확보,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추가보상권은 흥행 인센티브 등 이익분배 근거로 삼아 새로운 수익원으로 작용, 안정적인 콘텐츠 창작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영상물최종제공사업자와 창작자 간 찬·반 대립이 거센 상황이다. 저작권법 개정안 논의과정을 상호 호혜적인 창·제작자 거래 관행 개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표. 영상콘텐츠 추가보상권 관련 저작권법 개정안 비교(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