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쿠팡 '3톱' 체제 구축, 정부 플랫폼 규제 강력 대응

플랫폼 업계가 잇따라 제정되는 규제로 근심이 깊어졌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제정을 추진하는 등 플랫폼 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자율규제'를 외치던 윤석열 정부가 출범 약 6개월 만에 정책방향을 바꾸면서 '당혹감'에 빠졌다.

공정위는 오는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온라인플랫폼정책과도 신설했다. 심사 지침은 플랫폼의 독과점 지위 판단 기준과 금지행위 유형을 구체화한 공정거래법 해설서의 일종이다. 행정 예고에 따르면 △자사 우대 △끼워 팔기 △최혜 대우 요구 △경쟁 플랫폼 이용 방해 등 법 위반 행위 예시를 구체적으로 담을 계획이다. 행정 예규 성격이지만 심사지침을 제정하게 되면 영향력의 효력이 법과 동일할 수 있다.

공정위의 독과점 심사지침이 향후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하 온플법)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회는 여야 이견 없이 플랫폼 서비스 장애 재발 방지를 위한 '카카오 먹통 방지법'도 2년 만에 심폐소생시켰다. 당시 이중 규제 논란으로 좌초됐으나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특수 사례를 계기로 국회를 통과했다. 먹통 방지법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방발법) 개정안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 △전기통신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방발법 개정안은 방송통신 재난관리기본계획을 적용하는 방송통신사업자 대상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자와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하고, 데이터센터 보호 등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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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사건을 독과점 문제로 연결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기존 법령으로도 충분히 규제되는 것을 또 만들어 옥상옥을 쌓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8일 의장사 격인 수석부회장사 자리에 쿠팡을 추가 승격시켰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존 네이버·카카오와 함께 쿠팡까지 '3톱 체제'를 구성, 업계의 목소리를 더욱 폭넓게 대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제·사회적 역할과 가치, 시장 구조 등 플랫폼 산업의 정확한 이해와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 철저한 조사 및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성급한 과잉 규제로 자칫 혁신산업의 진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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