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AI로 조기 진단

일본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정밀 분석, 전문의 수준으로 췌장암을 진단한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후지쓰와 종합미나미도호쿠병원 등이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간이 CT 검사 이미지에 AI를 실험 적용했다. 이번 실험에서 환자 11명의 CT 이미지를 AI에 제공한 결과 94%의 정확도로 췌장암 진단을 내렸다. 췌장암 전문의의 진단율인 90%대와 비슷하다.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암은 초음파, CT 등으로 조사한다. 하지만 암세포가 췌장에 흩어져 있어 CT 이미지만으로 진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약 30%에 불과하다. 확진 이후 5년 이상 생존 확률은 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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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헬스케어 시업을 추진하고 있는 후지쓰와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 전문기업 에프컴은 2023년 이후 이번 실험에서 확보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임상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후 서로 다른 췌장암 진행도에 있는 환자 300여명의 CT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킨다. 특히 췌장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의료진의 이미지 해석 방법을 벤치마크, 분석 정밀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2020년대 말까지 일본 정부에 해당 AI 솔루션을 탑재한 의료기기 승인을 신청하는 게 목표다.

후쿠시마 다이조 일본 종합남동북병원 의사는 “1단계 이상 진행한 암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전문의도 찾기 어려운 극초기 단계 스테이지 제로(0)까지 진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앞으로 의료 영상검사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P&S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의료 이미지용 AI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11배 증가한 119억달러(약 15조360억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 혈관질환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30% 이상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