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내린 킹달러…연말 증시 훈풍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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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가 꼬리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약 4개월 만에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주식시장에선 지난 8월 '서머 랠리'에 이은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

환율은 한때 1440원을 넘어서며 1500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미국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으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9.1원 내린 1299.7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00원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8월 5일(종가 1298.3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지난 2일 환율 역시 1299.9원에 마감했다.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14대까지 치솟은 이래 지난 8월 중순 수준인 104대로 떨어졌다.

킹달러 현상이 주춤해진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낮추기에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합리적”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는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4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는데 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의 실시간 미국 금리 예측 분석 도구 페드워치는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70%대로 보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 예상은 20%대에 불과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Fed 속도조절론에 보조를 맞춰 금리 인상 종료 시점과 수준에 대한 언급을 꺼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금리 인상이 3.5%에서 종료되길 희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현재 한은 금리는 3.25%다. 차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내년 1월 13일 예정돼 있다.

시장은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30일 각각 3.09%, 4.41% 급등 마감하면서 12월을 맞았다.

우리 증시도 훈풍이 예상된다. 지난 1일 코스피는 약 3개월 만에 2500을 터치했다.

다만 연말 랠리 기대가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혼란스러운 국내외 정세 때문이다. 지난 2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1.84% 떨어진 2434.33에 장을 마쳤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이슈는 양국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백지 시위'에 대해 공산당 지배 체제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하며 단순 시위와는 다른 처벌을 예고해 지난 홍콩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안을 두고 정부와 야당이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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