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대책, 구호보다 실행전략 절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 1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 감소,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은 줄어드는데 수입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8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이후 두 번째로 긴 적자 기간이다.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미친 영향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새해인 2023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내년 수출은 4% 감소한 6624억달러, 국내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으로 수입은 8% 줄어든 6762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무역 적자를 예상했다. 그나마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 적자 규모가 올해(450억달러)보다는 적은 13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첫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직접 수출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심각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전 부처가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출 회복에 역량을 집결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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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언적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우리 수출이 기대 이상으로 크게 회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효자 품목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급감하고, 대중 무역 적자는 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틀이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과 전혀 다른 수출전략도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보호무역 색채를 더 강화하고 있다.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우선이지만 긴 안목에서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비상 상황에 맞는 실행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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