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박병국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김갑진 물리학과 교수팀, 현대자동차와 공동연구 해 자성메모리(MRAM)를 기반으로 사람 지문과 같이 매번 다른 패턴을 갖는 하드웨어(HW) 보안인증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반강자성체-하부강자성체-비자성체-상부강자성체 다층박막 구조에서 무자기장(field-free) 스핀-궤도 토크(SOT)로 동작하는 MRAM 소자의 스위칭 극성을 무작위 분포시켜, 물리적 복제 불가능성(PUF)을 지닌 보안 소자 개발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고온 및 고자기장 등 환경에서도 높은 동작 신뢰도 및 무작위성을 유지하면서 작동 가능해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다양한 보안시스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UF를 이용한 HW 기반 보안 소자는 동일 공정 과정으로 제작해도 공정 편차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소재·소자 간 차이를 이용해 보안용 인증키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SW) 기반 보안시스템과 다르게 외부 공격에 대해 높은 저항성을 지닌다. 각종 보안 위협을 해결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주로 연구됐던 상보적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소자 기반 물리적 복제방지기술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며 반복 동작 시 신뢰도가 낮아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반해 MRAM을 포함한 자화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스핀트로닉스 기반 소자는 높은 내구성 및 안정성을 지니고 있고 환경 변화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물리적 복제방지기술을 개발한다면 현행 반도체 공정 기술과 호환이 가능하며 보안인증 등 다양한 활용 범위를 가지는 비휘발성 메모리 기반 보안 기술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이수길 박사와 강재민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에 10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교환결합이 형성된 다층박막을 제작해 고온에서 교류 자기장 인가를 통해 교환결합의 방향의 좌우로 50 대 50 비율을 갖는 무작위한 분포 생성했다. 이때 생성된 교환결합 방향이 상부 강자성체의 무자기장 스위칭 부호를 결정하는 성질을 이용해 무작위한 분포 방향을 전기적으로 0과1의 이진법분포로 바꿔 출력했으며 이를 보안키로 활용하는 물리적 복제 방지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핀 기반 물리적 복제방지 기술은 5만 번 이상 반복 동작 시에도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 높은 내구성을 보이며 반도체소자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100도부터 125도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또한 무작위성의 원천으로 교환결합의 방향을 이용했기 때문에 자성체 기반 소자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저장된 무작위분포를 바꾸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수길 박사와 강재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차세대 MRAM의 주요 기술인 스핀-궤도 토크 기반으로 보안소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으며 향후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인 MRAM에 보안 소자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 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