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학자 꿈 배지환 씨, 한국농순산대 산업곤충학과 입학해 4년간 '아메리카 동애등에' 연구
음식물 쓰레기 대량 처리하는 곤충 스마트팜과 아메리카 동애등에 양식장 사료 개발
청년 스타트업 올리프가 '아메리카 동애등에'라는 곤충을 활용,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양식장용 사료까지 개발해 눈길을 끈다. 생사료로 인한 해양자원 고갈을 해결하고, 친환경 사료 공급을 통해 어민 소득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리프는 한국농수산대학교 산업곤충학과 출신 배지환 씨가 창업했다. 재학시절 4년 동안 줄곧 아메리카 동애등에라는 곤충을 연구해오다 사업화 가능성을 확신하고 창업한 사례다.
곤충학자가 꿈이었던 배지환 대표는 “어릴 때 곤충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쓰면서 곤충의 장점과 사업성을 알게 됐다”면서 “한국농수산대 산업곤충학과에 입학한 것도 곤충이라는 분야가 세상을 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곤충이 혐오스럽고, 생소한 분야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곤충으로 어떻게 사업에 성공할 수 있겠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주변 손가락질에도 꿋꿋이 학업과 연구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양식장에서 광어 1kg을 키우기 위해 5kg의 생사료(치어)를 급여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 때문에 국내 연근 어획량은 30년 만에 37%나 감소, 해양자원 고갈이 심각하다는 내용이었다. 곤충 사료 개발의 계기가 된 시점이다.
배 대표는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생사료 대신 아메리카 동애등에를 활용한 양식장 사료 개발에 착수했다. 아메리카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라고, 단백질 45%와 불포화지방산 35%, 천연항생제인 항균 펩타이드를 함유해 사료로서 가치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올리프는 음식물 쓰레기를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자 곤충을 자동으로 사육할 수 있는 곤충 스마트팜을 개발했다. 9평 규모 컨테이너 내부에 곤충을 넣고, 외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투입하면 ICT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가 사육 케이지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한 개 컨테이너가 음식물 쓰레기 한 달 기준 약 10톤을 처리한다. 악취와 환경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아메리카 동애등에를 활용한 양식장 사료도 개발을 마쳤다.
올리프는 현재 아메리카 동애등에를 활용한 친환경 양식장 사료를 지속해서 연구개발하고, 어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배지환 대표는 “곤충 스마트팜 등 기존 사업에 집중하면서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인증으로 친환경 및 사회적 기업으로써 지속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