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원관리(ERP) 프롭테크가 입주민 커뮤니티를 개설해 슈퍼 하이퍼로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동네 주민 간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중고거래, 공동구매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 편의를 높인다.
ERP 프롭테크란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전자결재 시스템 사용과 전자투표 등 온라인 방식 관리업무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주요 기업으로는 아파트너, SL플랫폼, 한국프롭테크 등이 있다.
아파트너는 아파트 입주민 소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동·단지와 인근 동네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통 공간 △동네 게시판 △중고마켓(나눔장터) 등 서비스를 지원한다. 입주민은 커뮤니티를 통해 동일 아파트 입주민과 공동구매를 하거나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다. 며칠간 반려견을 돌봐줄 사람을 찾기도 하는 등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거주지가 인증된 입주민만 가입을 받아 서비스 신뢰도는 높다. 10월 기준 2000단지, 130만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약 1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플랫폼을 개시한 2018년 11월 대비 10배, 2020년 1월 대비 239% 상승한 수치다.
SL플랫폼은 카셰어링, 공동구매 등 입주민끼리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어 출발지가 같다는 점은 입주민끼리의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단지별로 운영되는 그룹 운동(gx) 강좌, 문화 강좌, 원데이 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신청 및 결재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입주민 간 친목을 도모할 수 있어 하이퍼로컬 서비스 이용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운영 초기에는 아파트 2400세대에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현재 12단지 약 1만5000세대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추가 수주된 단지는 전국 80여단지로 향후 10만세대에 공급이 가능하다.
한국프롭테크는 지난해 12월 재건축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설한 후, 올해 6월 인증된 단지 유저 기반 일상 카페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입주민은 골프 레슨 코칭 추천, 초등학교 반 배정 등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했던 올해 초, 학교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아이를 등교시켜도 될지에 대한 문의 글 등이 올라와 방역 생활에도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800여개의 단지에서 앱을 사용 중이며 주요 사용자는 재건축 초기 추진 아파트 단지 입주민이다. 향후 한국프롭테크는 주민간 커뮤니티에서 병원, 학원, 식당 리뷰를 남기는 기능과 지역 맛집을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ERP 프롭테크가 제공하는 슈퍼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다른 하이퍼로컬 플랫폼에 비해 안전성과 신뢰도가 높다. 아울러 이용자 록인 요인도 강하다. 동일 단지 내 거주하는 입주자 간 생활 반경이 겹쳐 관심사가 유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력이 비슷해 공동구매 활성화도 가능하다.
향후 BM 접목도 용이하다. 대규모 이용자에게 주거뿐만 아니라 생활 BM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직거래 활로 개척, 시행사·시공사와의 거래 네트워크 형성, 집을 보유한 이용자에게 세무 상담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광고료, 판매 수수료, 서비스 이용료 등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