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고기업 3000곳 돌파 목표
예산 증가 바탕 '바우처' 내실화
연구기획관리사 국가자격 역점
국내 연구장비·재료 국산화 지원
“첨단 기술 확보가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상황에서 국가 R&D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구산업협회가 그 중심이 돼서 R&D를 주업으로 하는 연구산업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수요 창출을 통해 연구산업 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연구산업 기업이 국가 R&D 생산성 혁신을 주도하는 기틀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김종현 한국연구산업협회(위세아이텍 대표) 신임 회장은 “회장 임기 3년 동안 협회가 오랜 기간 가슴속에 품고 온 숙원 과제인 '연구산업 기업과 제조기업 간 협업 시스템 확대'에 방점을 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소·중견 기업의 기술애로를 적극 발굴하고 연구산업 기업의 최적화한 기술 매칭으로 기술 사업화 성공률을 높여주는 핵심 역할을 할 계획이다.
기업 부설연구소, 출연연구기관, 대학(연구소) 등에 이어 연구산업 기업이 '제4의 기술혁신 주체'로 등장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그는 창립 후 수차례 시도를 거쳐 15년 만에 올해 등록단체에서 법정단체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연구산업협회 회장직을 지난 24일 흔쾌히 수락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우선 연구 산업기업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 연구사업자 신고 기업 수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연구산업 기업이 정부 R&D 지원을 받기 위해선 과기정통부에 전문연구사업자로 신고를 마쳐야 한다. 연구산업 기업은 R&D를 주업으로 하는 것으로 주문연구, 연구 기획·관리, 연구장비, 연구재료 등 신고 업종별로 분류된다.
그는 “연구산업 기업 중 전문 연구사업자 신고를 마친 기업이 현재 2300여개에 불과하지만 2023년에 신고기업 수 3000개를 넘기기 위해 전국 설명회 개최 등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고기업이 실질적 지원을 받도록 함으로써 제1차 연구산업진흥 기본계획에 제시된 정부 정책 현실화를 위해 신고기업이 실질적 지원을 받도록 힘쓸 계획이다. 정부 제1차 기본계획은 오는 2025년 연구산업 시장 규모 40조원 확대, 1000억원 이상 연구산업 기업 수 10개 등 목표 달성을 골자로 한다.
또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매칭 서비스인 '연구개발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내실화할 생각이다. 김 회장은 “올해 정부 사업 예산이 약 30억원에서 2023년 45억원으로 증가했고 향후 정부 예산 지원을 더 이끌어내 100억원으로 늘리겠다”면서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우수 연구산업 기업과 R&D 매칭을 촉진하는 한편 연구산업 기업의 기술 역량을 제고하는 사업들을 적극 발굴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산업협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은.
▲연구산업협회는 2007년 창립 이후 전임 임원진 노고에 힘입어 꾸준히 발전해 왔다. 특히 이현호 과기정통부 과장 등 정부 관계자가 연구개발 산업 육성 필요성을 공감하고 지원 사격을 펼친 덕분에 2021년 연구산업진흥법이 통과돼 법정 단체로 전환했다. 당시 협회 부회장으로서 애착을 갖고 활동하면서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에 기반을 둔 연구산업이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협회 회원사들과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업하면서 연구산업협회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회원사 발전은 물론 국가과학기술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한다는 신념에 회장직을 맡았다.
-2023년 연구산업협회 사업 중 역점을 둔 것은.
▲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지만 회원 지원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특히 내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연구기획관리사에 관한 국가자격제도 도입이다. 현재 R&D 예산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R&D 기획·관리 분야의 수요와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지만 해당 분야 서비스 품질관리와 전문인력 양성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이 제도를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앞으로 국가 연구개발생산성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또 국산 연구 장비·재료의 새로운 수요 창출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연구장비·재료 국산화는 '과학기술선진국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푸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국산 연구장비·재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용 확대를 위해 정부·공공기관과 협업하고 연구자 네트워킹을 지원할 것이다. 시험분석기업과 연구장비 기업 간 협업 확대, 해외 전시회 참가 등 노력도 강화한다.
-선진국에서 연구산업협회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법정단체는 존재하는지.
▲연구산업진흥을 법제화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연구산업협회가 법정단체로서 기업의 연구기획 관리 전반 지원을 목표로 활동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외에 R&D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은 무수히 많지만 이들은 연구산업 지원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
연구장비·시험분석 분야에서 JAIMA(Japan Analytical Instruments Manufacturers's Association) 등 해외 단체가 있지만 이들은 많은 바이어가 참여하는 글로벌 콘퍼런스를 통해 신시장을 창출, 활동 영역이 제한적이다. 향후 연구산업협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해외 기관을 적극 찾아 글로벌 협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끝으로 회장 임기 중 각오를 전한다면.
▲연구산업협회 창립 15년이 경과해 사업이 많이 확대됐지만 법정 단체로 본격 활동한 것은 1년이 조금 지났다. 연구산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향후 우리나라 R&D 활동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확신한다. 과기정통부 등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 올해 마련된 제1차 연구산업진흥기본계획에 제시된 사업들이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 연구산업협회 설립의 기본 이념이 개방형 혁신에 토대를 두는 만큼 정부와 민간의 가교 역할은 물론 타 단체, 연구기관과 협업을 활성화한다. 특히, 회원 기업 간 시너지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