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10월 투자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단체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10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은 45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5761억원보다 1247억원 감소한 것으로, 비율로는 21.7% 줄었다. 지난 9월보다 투자금액이 늘었지만 9월 투자유치 금액이 3816억원으로 워낙 낮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10월 투자 건수는 107건으로 전년 같은 달의 108건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투자 건수는 비슷하지만 투자금액이 21% 이상 감소한 것은 대형 투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00억원 이상 투자 유치 건수는 지난해 10월 4건에서 올해 2건으로 감소했다.
10월에 투자 건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콘텐츠·소셜 분야로, 20건이 투자됐다. 투자금액이 가장 많은 분야는 모빌리티로, 총 853억원을 유치했다.
투자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지표로 드러난 투자 위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투자 유치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때도 기대한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받은 사례가 대부분이다.
업계는 내년까지 위축된 투자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금리 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환율·물가·유가 등 불안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벤처투자가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발간한 'VC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벤처 투자시장에 대해 87.9%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시장도 부정적 전망이 47.8%로 긍정적이라는 전망 28.8%보다 훨씬 높았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