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가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치킨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주류 사업, 글로벌 시장, 해외 유명 브랜드 론칭 등 다양한 분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7월과 8월 각각 '케이앤엘팩' '발효공방1991' 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1월 미국 법인 '교촌 프랜차이즈 LLC'를 설립한 후 6개월 만에 계열사 두 곳을 추가했다.
케이앤엘팩은 교촌의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제조 법인이다. 친환경 종이 포장, 용기 등을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CJ 출신 정동기 기획실장과 이동훈 신사업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직접 사업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발효공방1991은 경북 영양양조장에 설립한 막걸리·발효식품 사업 법인이다. 앞서 교촌은 지난해 주류업체 '인덜지' 맥주 사업부를 120억원에 인수하고 수제맥주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수제맥주에 이어 막걸리 사업을 전개해 주류 사업에 더욱 힘 쏟을 전망이다.
이같은 행보는 교촌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교촌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4.2% 감소하며 지난 2020년 11월 상장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126억원에 그쳤다. 지난 4년간 교촌을 이끈 소진세 회장이 내달 퇴임하는 것도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라는 시각이 많다.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이 신사업을 통해 반등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제너시스BBQ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BBQ는 필리핀 LCS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이달 필리핀 마닐라에 1호 매장 '하이스트릿점'을 개점했다. 총 111평 규모로 마닐라에서 글로벌 외식 브랜드가 다수 입점한 핵심 상권에 자리 잡았다.
BBQ는 총 57개국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열며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06년 진출한 미국 시장에서도 꾸준히 매장을 늘려 총 15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 총 585억원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178억원으로 수직상승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bhc는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에 기대를 걸고 있다. bhc는 이달 초 강남에 슈퍼두퍼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했다. 개점 2주 만에 버거 메뉴 약 2만개를 판매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bhc는 종합 외식기업을 목표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추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부자재, 물류비 등 제반비용 상승으로 치킨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