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바탕으로 자율주행로봇 활성화 필요"…산·학·연 '한목소리'

자율주행로봇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에 산·학·연이 입을 모았다. 보행자 안전을 보장하는 조건하에 실외이동로봇이 보도와 공원을 통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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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율주행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율주행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한국로봇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양 의원은 지난 8월 '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지능형로봇법은 2008년 제정돼 자율주행로봇의 보도 통행이 허용되지 않는 등 급속한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산업계는 근거리 배송과 같은 산업 성장을 위해 규제 개선을 적극 요구해왔다.

양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실외이동로봇'을 배송 등을 위해 자율주행으로 운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으로 정의했다. 보도 통행 허용 대상 로봇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으로 자율주행로봇은 자동차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보도 통행이 불가하다.

개정안에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실외이동로봇 보도 운행을 위해 안전인증제를 실시하고, 인증을 받은 경우 인증 표시를 하거나 홍보할 수 있다.

안전인증을 받은 운영자는 보도 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해야 한다. 개정안은 지능형로봇으로 발생한 손해담보를 목적으로 한 손해보장사업 실시 근거 역시 마련했다. 안전인정을 받지 않고 허위로 인증표시를 했을 때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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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율주행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토론에 참석한 산·학·연 관계자는 안전한 주행을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로봇 도입 확대에 뜻을 모았다. 곽관웅 세종대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보도를 통행하는 자율주행로봇 속도를 15km 이하로 제안했다. 15km는 보도 주행이 허용되는 전동휠체어 속도와 유사한 속도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업계 현장 의견을 반영한 인증제도 일원화를 건의했다. 서비스 지역마다 인증을 받는 경우 중견·중소 기업이 다수인 로봇업체에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로봇 형태와 기능, 주행방법과 불가피한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국민에게 홍보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은 글로벌 업체가 국내 제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의 개정안은 21일부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 소위 심사를 거치게 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자율주행로봇 산업 활성화 첫발을 떼지만 개인정보보호법과 공원녹지법이 마저 통과되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사물인식을 위해 부착된 카메라가 행인을 촬영하게 될 경우 불특정 다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30kg 이상 동력장치는 공원 출입이 금지된다.

양 의원은 “안정성 기준을 충족하는 자율주행로봇 보도 통행 기반을 마련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기대한다”며 “경쟁국 대비 동등한 여건조성으로 제도와 규제를 혁신하고 필요한 지원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