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 3년 만에 역성장… 소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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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 시장이 2019년 이후 연 기준 3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로 내수 가전도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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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가전 제품의 누적 경상금액(총매출)은 23조12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23조7600억원과 비교해 약 2.7% 감소했다.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2분기(-3.7%), 3분기(-3.9%)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다. 2분기 여름 가전, 3분기 이사·혼수 가전 수요가 발생된다는 점에서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 내수 가전 총매출은 32조500억원을 기록, 201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해 3분기(8조1800억원)와 4분기(8조2900억원)는 연이어 분기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분위기는 급변했다. 가전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 실적도 가늠하기 어렵다. 가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지난해 4분기 기록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가전 총매출이 전년 대비 줄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시장 집계 이래 두 번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가전 시장은 올해 수요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가전 제품 판매 실적이 전년 같은 달 대비 뒷걸음질했다. 9월 가전 제품의 총매출은 2조4100억원으로 지난해 2월(2조3700억원)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진 원인으로는 금리·물가·환율 등 '3고(高) 현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이사·혼수 가전 수요 둔화가 꼽힌다.

실제 올해 8월 기준 신혼부부가 많이 포진한 30대의 아파트 매매는 5만587건으로 전년 대비 69.5% 감소했다. 빌라, 오피스텔 등 전월세로 출발하면서 대규모 가전 구매보다는 필요한 제품을 사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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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 인기 가전제품을 보고 있다. (자료: 전자신문 DB)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수요는 대부분 혼수, 이사,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가전시장 부진도 심화하는 상황”이라면서 “가전 수요가 회복되려면 3고 현상 완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시즌별 특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4분기 연말 성수기 효과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면서 “수요 창출을 위해 이사 가전, 혼수 가전 견적 서비스와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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