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력'에 진심인 中게임사...서브컬처 시장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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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노 게임스 무기미도

중국 게임사가 최근 급성장하는 '서브컬처' 게임 분야에서 강세다. 깊이 있는 세계관 설정과 서사, 매력적인 캐릭터에 풀더빙 콘텐츠 등을 내세워 국내 게임 인기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서브컬처 콘텐츠를 즐기는 팬층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게임사 간 경쟁구도 양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아이스노 게임스가 지난달 선보인 서브컬처 게임 '무기미도'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양대 앱마켓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인기 선두 자리를 내줬지 매출 순위 등에서는 여전히 10위권 내를 수성하며 선전하고 있다.

무기미도는 무법도시를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이능력 수감자가 등장한다. 이용자는 다양한 수감자 캐릭터를 수집해 전장에 배치하고, 변이체와 싸워나가며 게임을 진행한다.

중국 개발진에 의해 제작됐지만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캐릭터 이미지는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이 강하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 중인 중국 현지와 달리 국내에서는 '15세 미만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다소 어둡지만 잘 짜여진 스토리와 전략성, 고품질 일러스트와 사운드 등이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며 국내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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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버스 원신

게임 산업에서 서브컬처는 미소녀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콘텐츠의 중추에 자리한 장르를 의미한다. 소년전선 등을 흥행시킨 선본네트워크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원신'과 '붕괴3rd'로 유명한 호요버스(미호요), '명일방주'를 만든 하이퍼그리프 등이 대표적 중국의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다. 아이스노 게임스를 포함해 모두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뒀다.

중국이 서브컬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원산지 일본의 서브컬처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큰 영향을 받고 성장한 세대가 게임 개발자, 기획자 등으로 사회에 본격 진출하면서다. 서브컬처를 즐기는 이용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른바 '덕력'을 지닌 개발진이다. 개발·디자인에 투입되는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방대한 소비 시장이 강점이다.

국내 게임 중에서는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로 논란에 중심 선 넥슨 '블루 아카이브'가 서브컬쳐 본진인 일본 시장에서도 흥행하며 선전을 펼치고 있다. 시프트업이 출시한 미소녀 건슈팅 액션 게임 '성공의 여신: 니케'도 글로벌 흥행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서브컬처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는 물론이고 북미와 서구 유럽 등에서 많은 팬을 거느린 핵심 장르”라며 “탄탄한 개발력까지 갖추게 된 중국 게임사가 공격적으로 쏟아내는 서브컬처 작품과 국내 게임사 간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