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시험대 오른 명품 플랫폼, 생존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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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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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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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CI

명품 플랫폼이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고객 정보 유출, 가품 논란 등 부정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시장 평가가 180도 달라졌다. 업체들은 과도한 광고 경쟁보다는 수익성 제고, 고객 신뢰도 회복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란은 4분기 예정했던 신사업을 잠정 보류했다. 당초 '럭셔리 커머스'를 표방하며 뷰티·리빙 카테고리 오픈 등을 계획해왔으나 내년 이후로 미뤘다. 올해까지는 기존 럭셔리 패션·잡화 사업에만 집중한다. 오프라인 매장 추가 계획도 있었으나 사실상 백지화됐다.

4분기 목표는 분기 기준 흑자 전환이다. 빠르게 손익분기점(BEP)을 넘겨 내년부터 완전한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각오다. 거래액·이용자 수 향상에만 집중하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업무 효율화, 불요불급한 비용 자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기업간거래(B2B) 사업부를 '발란 커넥트'로 분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렌비는 상품 소싱을 담당하는 해외지사를 외주로 돌렸다. 트렌비는 영국·미국·이탈리아·독일·프랑스·일본 등 6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상품을 직접 소싱해왔다. 당초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2~3개 지사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획을 수정했다.

트렌비는 강점인 명품 감정·검수 능력을 수익성 제고를 위해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 트렌비는 사내 전문 감정사 40여명이 포함된 명품감정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앞으로는 트렌비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감정을 맡길 수 있다. 향후 명품 패션뿐 아니라 미술품, 수집품 등 사업 범위를 확장할 방침이다.

머스트잇은 마케팅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톱스타 광고모델을 활용한 대규모 광고 캠페인 대신 크리에이티브 기반의 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했다. 최근 CJ온스타일과 함께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머스트잇라이브'가 대표적이다. 첫 방송에서 3만9000여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온라인 명품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3세대 명품 플랫폼으로 불리는 젠테·구하다 등의 성장세가 가파르고 신세계·롯데 등 유통 대기업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투자금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시장 한파가 본격화된 만큼 투자금에만 의존했던 업계에 고비가 예상된다”며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플랫폼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