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으면서 사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소셜 임팩트 게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자살 예방을 소재로 한 멀티 엔딩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 '30일'을 선보인 이혜린 더브릭스 대표는 게임이 지닌 힘에 대해 굳은 신뢰를 보였다.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브릭스 '30일'은 제목과 같이 한 달에 걸쳐 이야기를 진행하며 게임 속 등장인물의 자살을 막는 내용이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죽음과 관련된 단서를 찾고 분기가 나뉜다.
게임 곳곳에 자살 예방 정보가 담겼다. 자살 위험 징후를 판단하는 예시 문항도 제시한다. 이용자는 다양한 엔딩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타살이라 불리는 자살에 대해 이해하고 주변인에 대한 공감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이 대표는 “자살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전문가 자문을 거치고, 게임적으로도 너무 무겁거나 가볍게 느껴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며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어려움을 겪은 지인을 둔 이용자로부터 게임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게임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대학생 연합 게임 동아리에서 소셜 임팩트 게임 개발에 뜻을 모은 팀원을 만나 더브릭스를 설립했다. 2년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첫 작품으로 출시한 '30일'은 2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문화적 코드가 비슷한 일본에도 진출하기 위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소셜 임팩트 게임이 꾸준히 성장하고 자생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수익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30일'의 스토리에 기반을 둔 웹툰화 작업을 비롯해 지식재산권(IP) 확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기업·정부기관 등과 연계한 캠페인 프로그램이나 게임에 기반을 둔 교육 활동 등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를 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와는 게임 판매건당 일정 금액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부금을 조성, 한국자살예방협회에 기부하는 생명존중 캠페인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게임성과 주제 의식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게임 내 자연스러운 간접광고(PPL)로 담는 방안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선 '30일'을 더 많은 이용자가 접하고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소셜 임팩트 분야에서 믿고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더브릭스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