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정연설 "반도체·원전·AI 집중 투자"

민주당, 헌정사상 최초 대통령 시정연설 전면 보이콧
거대야당 반발에 내년 예산안 기한 내 처리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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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반도체, 원자력, 인공지능(AI)에 대한 집중 투자 방침을 밝혔다. 공급망 불안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요청했다. 다만 야당이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처리에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갖고 “첨단 전략산업과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등에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며 △원전 수출 적극 지원 △소형 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 R&D를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양자 컴퓨팅, 우주항공,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총 4조9000억원 규모의 R&D 투자를 지원한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지원 확대와 함께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지원과 R&D 등 혁신사업에도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취임 후 줄곧 강조한 '경제 안보'도 다시 꺼냈다. 윤 대통령은 “격화되는 경제 블록화 물결에 대비하여 경제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니켈·알루미늄 등 광물 비축, 수입처 다변화 추진을 위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해선 “현무 미사일, F-35A, 패트리어트 성능 개량, 장사정포 요격체계 등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에 5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로봇·드론 등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 전환을 위한 투자, 군 정찰위성 개발, 사이버전 등 미래전장 대비 전력 확충 등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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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떠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편의와 미래 산업기반이 될 교통혁신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 GTX는 기존 노선의 적기 완공과 신규 노선 계획에 총 6730억원을 투자하고, 도심항공교통(UAM), 개인형 이동수단(PM) 등 미래교통수단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실증 실험시설, 환승센터 구축 등 기술 혁신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에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업 고도화, 미래 전략산업 육성 전략이 모두 담겼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며 국회의 법정기한 내 예산안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