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협력해 부품이나 요소기술 등 단일제품 차원을 넘어 융·복합 시스템에 최적화된 표준을 창출하는 '시스템적 접근 표준화'를 시도한다. 첫 사례로 '수용가 미래 직류시스템(LVDC)' 사업 환경을 반영한 표준화가 추진된다. 이를 통해 스마트홈, 스마트제조 등에서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4일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수용가 미래 직류시스템(LVDC) 실증단지에서 '전기전자분야 시스템표준화 포럼'을 열고 LVDC 실증과 연계해 추진되는 '분산전원 연계 직류 수용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운영' 유스케이스(적용 가능 사례)를 소개했다.
시스템적 접근 표준화는 시스템·서비스 간 상호운용성이 핵심이다. 표준 및 서비스 모델 개발단계에서 산업 유스케이스 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 정보, 통신, 하드웨어 등 요구사항을 도출하는 작업이다.
포럼 의장인 신희동 KETI 원장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올해 8월 7번째 시스템위원회로 '지속가능한 전기교통수단' 관련 위원회를 추가하면서 시스템 표준화 영역과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우리 포럼도 산업계 중심 표준 참여와 개발에 대한 지속 지원, 국제표준활동 신속 대응에 나서는 한편 국제 동향에 맞춰 포럼 범위와 역할을 키워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표준 개발에 참여한 인텍전기전자가 직류차단기, 대륙이 가정용 직류누전차단기를 발표했다. 국표원 국가표준 코디네이터는 LVDC 실증단지에서 실증 결과 파악된 전기적 충격 보호와 같은 세부 요구사항과 직류 표준장치, 전력변환장치 등 신규 표준항목을 제안했다.
LVDC는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고 직류기기들을 연계 운영할 수 있는 저압직류 송배전 시스템이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 등 직류부하로 생산되는 전력이 주목받고 있어 이를 에너지 효율이 떨어뜨리지 않고 활용하기 위해 전력 배관망을 저압직류 체계로 만든 것이다.
LVDC 실증단지는 LG전자, 인텍전기전자 등 기업이 개발한 저압직류 활용 제품을 6개월 간 가동해 KETI가 안전 등을 내용으로 개발한 15종의 단체표준 적합 여부를 인증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LVDC 활용 산업에 요구되는 안전, 연동성 등 표준항목을 파악하고 개발하는 셈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시스템 표준화 방식으로 업계 수요를 파악해 우선 단체표준으로 시작하겠지만 점차 국가 및 국제표준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LVDC △스마트에너지 △스마트제조 △스마트생활지원(AAL) △스마트시티 △통신아키텍처(COMM) 등 분과별로 시스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에 추진될 시스템적 접근 표준화 분야는 AAL 서비스 분야다. 경기도 시흥에 마련된 AAL 실증사이트를 중심으로 기업에 실증 및 상호운용성 시험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포럼과 표준개발협력기관(COSD) 협력을 강화해 표준화 아이템 국제 및 국가 표준화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초연결 사회의 핵심인 융·복합 서비스 분야에서 상호운용성 중심 표준 확보 및 선도는 필수사항”이라면서 “앞으로 소프트웨어(SW), AI,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기업이 시스템 표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나주=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