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를 핵심 소재로 사용하는 '불화물(플로라이드)이온 배터리'가 전기차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전기 저장 능력이 최고 7배 높아 한층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교토대, 토요타자동차 등 일본 산·학이 불화물이온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화물이온 배터리는 불화물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왕복하는 특성을 활용해 충·방전한다.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전극 재료 구성을 간소화할 수 있고, 생산에도 효율적이다.
전기 저장 능력을 뜻하는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전지의 6~7배 수준이다. 닛케이는 불화물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한 번 충전으로 1000㎞를 달리는 전기자동차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봤다. 또 이론상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 구성도 가능, 중국 등 주요 수출국에 대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강점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교토대가 불화물이온 배터리 개발을 주도한다. 그동안 대부분 고체 형태 전해질을 사용했다. 하지만 150도 이상의 고온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불화물 이온의 전도성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 과제로 꼽혔다. 교토대는 2017년 전해액을 사용, 상온에서 작동하는 불화물이온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토요타와 공동으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도 선보였다. 혼다자동차 산하 혼다리서치인스티튜트도 지난 201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과 공동으로 불화물이온 배터리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닛케이는 불화물이온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서 차세대 핵심 배터리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용 축전지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극 재료 및 전해질을 최적으로 조합하는 비율과 방법이 계속 연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충·방전 반복 가능 횟수, 전력량 등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떨어지는 것도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동작 메커니즘을 분석해 최적의 재료를 탐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