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앱토스(APT)가 국내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됐다.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 인력의 개발 참여로 흥행이 보장됐다는 판단에 바이낸스, FTX, 업비트 등 최대 거래소가 이례적으로 같은 날짜에 상장됐다.
20일 1억3000만개가 시중에 풀린 앱토스는 시가총액 1조3300억원을 기록, 하루 만에 코인마켓캡 기준 가상자산 54위로 치고 올라갔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메이저 코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업비트 내 24시간 누적 거래대금만 6000억원을 상회했다.
업비트는 앱토스를 지난 19일 오후 5시 상장했다. 업비트의 원화마켓 상장은 지난 5월 스테픈(GMT) 이후 처음이다. 앱토스 상장 직후 매수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업비트 내 해당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업비트는 모바일이 아닌 PC 웹 거래를 이용하라는 긴급공지를 냈고, 정상 거래로 복구되기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앱토스를 상장한 바이낸스에서는 한때 상장가 1달러 대비 1만% 오른 1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같은 날 후오비에서는 16달러, OKX에서는 15달러에 각각 최고점을 찍었다. 업비트에서도 19일 상장 직후 1만2440원까지 시세가 급등했으나 20일 낮 12시 기준 대부분 상장 거래소와 함께 1만1000원대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업비트의 디지털자산보고서(APT)에 따르면 앱토스는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추진하던 블록체인 기반 결제용 네트워크 '디엠'을 기반 기술로 하고 있다. 디엠은 페이스북 이용자 30억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축해 온 기술이다. 실질적으로 이를 계승한다고 볼 수 있는 앱토스에 대해 시장 기대감이 컸다.
앱토스 시장 기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는 관련 커뮤니티의 규모와 성장세다. 메인넷 출시 이전인 10월 14일 기준 앱토스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수는 이미 18만명을 돌파했다. 디스코드 커뮤니티 멤버 역시 11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앱토스랩스는 시드 라운드에서 2억달러, 시리즈A에서 1억5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7월에 진행된 시리즈A 라운드를 기준으로 추산한 앱토스랩스의 기업가치는 약 20억달러(약 2조8686억원)로 평가된다. 투자에 코인베이스벤처스, FTX벤처스, 바이낸스랩스 등 거래소 관련 투자사들이 참여한 점도 주목받았다.
다만 앱토스의 상장 시점이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17일에 앱토스 메인넷이 출시된 것을 고려하면 겨우 이틀 뒤인 19일 상장까지 검증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앱토스 스테이킹 개발에 참여했다는 트위터 이용자 폴 피디카는 “개인적으로 앱토스 개발을 중단한 이유는 무책임한 토크노믹스, 중앙화된 검증자 노드, 가짜 지분증명, 풀 간 지분 공유방안 부재 등 때문”이라면서 “101명의 검증인 모두 앱토스랩스와 재단에서 직접 선택했고, 이 검증인에 포함되려면 케이맨 제도에서 중재 계약에 서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