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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의 파이알 섬 근처에서 발견된 2744kg의 개복치 사체. 사진=애틀랜틱내추럴리스트

포르투갈에서 거대 개복치 사체가 발견됐다. 길이는 3.25m, 무게는 2744kg으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맞먹는다. 지금까지 인간이 발견한 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크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은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의 파이알 섬 근처에서 발견된 3톤(t)에 육박하는 개복치가 경골어류 크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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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2744kg의 개복치. 사진=애틀랜틱내추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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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2744kg의 개복치. 사진=애틀랜틱내추럴리스트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에 있는 포르투갈령 섬 인근에서 조업하던 현지 어부들은 죽은 채로 물을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개복치를 발견하고 현지 당국에 신고했다. 비영리 연구단체 애틀랜틱내추럴리스트(Atlantic Naturalist) 소속 연구진과 현지 당국은 이를 인근 오르타 항구로 견인, 지게차를 이용해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개복치의 무게는 2744kg였고,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가로 길이 3.25m, 세로 3.59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피부 두께도 20cm에 달했다.

척추동물 어류상강의 한 강인 경골어류는 뼈의 일부 또는 전체가 딱딱한 뼈로 되어있는 어류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2만 9000여 종이 존재하고, 전체 어종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전 최대 경골어류 기록은 1996년 일본 가모가와에서 발견된 2300kg짜리 암컷 개복치였으나 이번에 발견된 개복치가 이를 훌쩍 뛰어넘으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어류 생물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개복치는 최소 20년 이상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복치 사인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논문 저자인 조제 누누 고메스 페레이라 연구원은 개복치의 몸 앞부분에서 타박상이 발견됐다며 이것이 사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처에는 붉은색 페인트가 묻어 있었는데 이는 배 밑바닥 ‘용골’을 칠하는 데 쓰였던 페인트로 확인됐다.

페레이라 연구원은 “이처럼 거대한 종들이 남아있다는 것은 바다가 아직까지 건강하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섬 근처 바다의 선박 통행이 좀 더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며 “한때 먼바다의 왕이었을 것이 분명한 물고기가 이 같은 모습으로 발견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개복치 사체는 발견장소 인근인 아조레스 군도의 파이알 섬에 위치한 자연공원에 묻혔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한 가장 큰 물고기는 연골어류에 속하는 고래상어다. 1949년 파키스탄에서 발견됐으며 무게가 21.5톤에 달했다.


한편, 개복치는 게임으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잘 죽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쉽게 죽는 어류는 아니다. 특히 성체는 매우 거대하고 피부는 다른 어류들보다 질기기 때문에 천적이 거의 없다. 학명은 라틴어로 맷돌(millstone)을 뜻하는 ‘몰라 몰라(mola mola)’다. 대가리만 남은 것 같은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해외에서는 ‘수영하는 대가리’ ‘대가리 하나’ ‘엉덩이 물고기’ 등 재밌는 이름으로 불린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