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카카오 그룹의 주식이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 14일 급반등 이후 1거래일 만에 후퇴했다.
17일 주식시장 개장 직후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4사 주식이 전거래일 대비 7~8%까지 급락하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3조4000억원 이상 날아갔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8.67% 급반등하며 그동안의 하락 추세에서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는 모습이었지만 주말 사이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투매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급락한 영향도 함께 받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후 들어 낙폭이 약간 줄었다. 지주회사격인 카카오 주가는 4만8350원으로 지난 14일 종가보다 5.93% 하락 마감했다. 은행, 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는 각각 5.14%, 4.16% 하락한 1만6600원, 3만4600원에 종료됐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역시 2.2% 떨어진 3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들은 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하루 매출 200억원 안팎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유저 이탈, 택시·대리운전·선물하기 등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 주가를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약 39.7% 내렸다. 한국투자증권도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했다.
화재가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 책임이 있는 SK㈜ C&C 지주사인 SK 주가도 3.64% 떨어진 19만8500원에 마감했다.
반면에 데이터센터 화재로 잠시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정상화된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카카오톡 먹통으로 '라인' 등 대체 서비스 가입이 증가한 반사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