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설계할 민·관 협의체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조직됐고, 워크숍을 마쳤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기존에 정부가 독점 공급자로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데이터 개방·활용 환경을 마련하고 민간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양방향적 정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모두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성을 두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는 국민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정부 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처럼 여러 플랫폼으로 나눠 정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된 기능을 제공, 데이터에 기반해서 국민 수요를 이해하는 한편 국민이 요구하기 전에 먼저 지원하고 대응하는 선제적인 서비스(Context Awareness Service) 제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정부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인프라를 정책 집행과 국민 생활에 최적화하는 방안을 우선 도출해야 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건축물을 짓는 것과 같다.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담아 완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시스템은 기술 관련 법규, 주변 환경, 디자인 등 여러 분야를 종합 설계해야 한다. 어떤 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해서 시스템을 완성할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한 '아키텍트'(건축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키텍트는 시스템 아키텍처(구조)를 분석·설계·구현하고, 때로는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통찰력, 기술력, 의사소통 능력 등 역량을 바탕으로 전체 시스템 구조를 기획하고 설계·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 건축 설계 이상으로 복잡하고 변화가 큰 정책·산업 환경과 IT 시스템 및 솔루션에 존재하는 여러 아키텍처를 연결하고 총괄하는 중요한 작업을 도맡아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통해 어떤 목표와 성과를 얻고 싶은지 결정한 다음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아키텍트를 찾고 아키텍처를 완성하는 순서로 협의체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직접 모든 서비스를 다 만들 필요는 없다. 기업과 학계 등 민간의 다양한 가치를 융합·활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민간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 업무 수행과 혁신을 앞당길 가능성이 짙고, 민간의 혁신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이식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는 민간 전문가뿐만 아니라 정부 업무, 조직문화, 시스템을 이해하는 실무자와 각 부처 시스템 담당자가 한데 모였다. 다년간 전자정부 기획·운영 등 경험과 그에 따르는 인사이트·노하우를 공유하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위원회가 단기적인 성과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긴 호흡으로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영국의 '거버먼트디지털서비스'(GDS)라는 조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GDS는 영국 정부 각 부처의 테크니컬 컨설팅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아키텍트를 채용하고 정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키텍처 디자인을 담당한다. 영국은 GDS 아키텍트를 통해 정부기관을 위한 '디지털 컨트롤타워 체계'를 수립하고, IT 신기술 활용 로드맵도 완성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각 부처나 시스템·프로젝트 단위로 소프트웨어 기업을 통해 시스템과 플랫폼을 설계·구축한다. 지금처럼 민간에 위임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정부 차원에서 지향하는 방향성과 통일성을 갖춘 플랫폼 구축 및 적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별 분리·운영되는 프로세스를 통합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GDS와 같은 전문가 집단·조직 기반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 데이터와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휘할 아키텍트 적임자를 찾는 게 급선무다. 밑그림을 그린 다음 디자인과 시스템을 구체화하고 구축에 들어가는 게 순서다. 우선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구성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위한 첫발을 뗐다. 위원회가 정부 부처의 업무시스템과 공공서비스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송호철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위원 hochuls@dou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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