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잘들리네"...피부 부착형 마이크로폰 패치 개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적지 않다. 소리가 정확하게 들리지 않아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연구팀이 마스크를 써도 잘 들리는 '똑똑한'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조길원 화학공학과 교수·이시영 박사·노하정 연구원 연구팀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피부 부착형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 논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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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자 기반 패치형 마이크로폰 부착 사진(왼쪽 위), 모식도(오른쪽 위), 방역 활동 응용 예시(아래)

전화기, 무전기와 같은 마이크로폰은 일상생활이나 작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마이크로폰은 주변 소음이 크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경우, 마스크로 입을 가려야 하는 경우엔 소리를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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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일렉트릿(Electret) 고분자 재료에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접목해 얇은 패치 형태의 마이크로폰을 제작했다. 일렉트릿 고분자 진동판으로 이뤄진 이 마이크로폰은 별도 배터리 없이 목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돼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이 마이크로폰은 사람이 말할 때 발생하는 목 피부의 진동을 이용해 목소리를 감지한다. 콘서트장과 같이 시끄러운 공간에서나 방독면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완전히 덮는 상황에서도 마이크로폰을 이용하면 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질환 유행 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소음이 큰 사고 현장에서 방독면·방화복을 착용한 소방관의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어 재난 대응용 기술로 눈길을 끈다. 나아가, 기침 횟수나 크기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호흡기 질환을 진단하거나, 목소리 사용 패턴을 감지해 성대 건강을 진단하는 헬스케어 모니터링 기기로도 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