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 역시 데이터센터 전기실 화재로 인한 장애라는 점에서 성격이 유사하다.
정보통신기술(ICT) 장애로 인한 서비스 중단 요인은 화재, 침수 같은 아날로그적 요인부터 해킹이나 시스템 오작동 같은 전산 장애까지 다양하다.
멀게는 2000년대 초 옛 동원증권이 소방점검 부주의로 인해 스프링쿨러가 가동하면서 하층부에 있던 전산실이 침수, 증권거래 서비스가 중단됐다. 주식과 선물거래를 위한 홈트레이딩은 물론 단말기와 사내통신망 등 모든 전산시스템이 한꺼번에 정지됐다.
2010년 초에는 B공공기관의 전산실이 건물 위층의 자판기가 넘어지면서 물통의 물이 아래로 흘러내려 서버가 고장 나는 어이없는 사고를 당했다.
같은 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 불리는 한국시티은행 서비스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추운 날씨에 인천 데이터센터 공조기 오작동에 의한 난방파이프 동파와 누수로 24일 오전 11시부터 수일간 금융 서비스가 중단됐다.
당시 용인 마북리에 있는 백업센터로 전문가들이 집결, 시스템 복구를 추진했지만 데이터 정합성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복구에 시간이 걸렸다.
2018년 11월 24일에는 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요 통신선과 광케이블이 불타면서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 유무선 통신이 두절됐다. 인근 지역과 자영업자의 휴대폰은 물론 초고속인터넷, IPTV, 카드결제기가 먹통이 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가깝게는 지난 7월 강원도 콜택시 시스템을 운영 중인 업체가 해킹 공격을 받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콜택시 호출이 먹통이 됐다. 해킹 피해로 말미암아 강원 외에도 부산, 경기, 경북, 전남 일부 지역에서 콜 시스템이 마비됐다. 당시 해킹은 피해자의 시스템이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뒤 이를 인질 삼아 금전을 요구하는 '랜섬웨어'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사회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한달 넘게 오류가 발생하며 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는 단계별 프로젝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촉박한 일정과 무리한 시스템 개통, 이로 인한 테스트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