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외국인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오는 17일부터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시장과 환율 안정을 도모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G20재무장관회의·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이 국채 및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해 얻은 이자소득이나 양도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세법을 개정해 이 제도를 시행하려 했으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영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시행 시점을 앞당가기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는 시행령 개정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고 내년에는 법 개정으로 항구적인 비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이 계속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난달 말 WGBI 관찰대상국에 등재돼 채권시장 쪽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위한 조치를 더 빨리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시행령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WGBI 편입국이 대부분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당분간 추가로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주변국을 포함해 한국의 외화유동성 경색 문제가 심화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입장을 지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번에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관해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고 문제가 생기면 유동성 공급장치를 가동하는 것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옐런 장관에게 국내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우려 사항과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충분히 전달했고 이번에도 다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IMFC 회의에 대해 “모두 내년 올해보다 경제가 더 좋지 않고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며 “결국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하는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내년까지 어떤 형태로 확대되고 현실화할지 예의주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