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또 서비스 장애 파장
복구완료 시점 여전히 불투명
이용자 피해 커 보상요구 거셀 듯
대응책 미흡…기업 신뢰도 타격
尹 대통령, 철저한 원인 파악 지시
10년 전 악몽이 재현됐다. 주말 동안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화재로 4시간가량 카카오톡 서비스가 멈췄다. 대한민국의 일상이 멈춘 아찔한 순간이 반복됐다. 이번 블랙아웃은 지난번보다 복구 시간이 수배 이상 소요되며 사상 초유 사태로 번졌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이와 관련한 피해 보상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검색, 뉴스, 쇼핑, 카페, 블로그, 시리즈온, 오픈톡, 스마트스토어센터 등 주요 서비스가 15일 오후 3시 30분부터 멈췄다. 주말 밤샘 작업을 거쳐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다음 등의 일부 서비스는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복구완료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사고는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위탁 운영을 맡긴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큰 불길은 2시간여 만에 잡혔지만 전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통신과 서비스를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10년 전인 2014년 4월에도 유사 사례를 겪었다. 당시 위탁 운영하고 있던 LG CNS의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장애가 발생,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서비스 등이 먹통이 됐다. 4시간가량 불통되면서 이용자 원성을 샀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전력공급 문제로 장시간 서비스 불통 사례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카카오는 당시 데이터센터 한 곳에 전산설비를 모두 맡겨 위험 분산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받았다.
이후 카카오는 서비스별로 데이터센터를 분산 운영해 왔다. 이번 사태에도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페이지, 다음 등 다수 서비스가 먹통이 됐지만 카카오뱅크, 카카오워크 등 별도 데이터센터를 쓰는 서비스들은 그나마 영향을 덜 받았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기업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주말 내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연계 서비스 오류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은 만큼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금전적 피해를 입은 사용자가 속출하면서 유료서비스에 대한 피해 보상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16일 오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멜론'은 유료 서비스 중 처음으로 '이용권 3일 연장'이라는 보상책을 발표했다. 선제적 대응으로 고객 불만 잠재우기에 나섰다.
또 SK㈜ C&C 데이터센터와 카카오 간 책임 공방도 불가피하다. 문제의 원천인 화재 발생은 SK㈜ C&C 측이지만 카카오 역시 서비스 정상화까지의 백업 및 복구 과정 등 미흡한 대응책에 책임이 있다.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이번 문제에 개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를 비롯해 박성하 SK㈜ C&C 대표가 대국민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아직 일정이 남아 있는 국정감사에 불려나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소관 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종합 감사 일정이 오는 21일(방송통신위원회)과 24일(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각각 예정돼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신속한 서비스 복구가 가능하도록 정부 부처 노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 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 중심의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 안영국기자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