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美 직원 대상 '中 고객사 협력 중단' 지시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전문기업 ASML이 미국 내 직원들에게 중국 고객 대상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얼마 전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단행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글로벌 기업도 동참하는 모양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SML 경영진은 최근 미국 주재 직원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시행한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따라 중국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자제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메일에는 “ASML US 직원은 향후 별도의 공지 때까지 중국 고객에 대한 직간접적 서비스, 배송, 지원을 삼가야 한다. ASML은 어떤 팹(FAB)이 해당 규제 영향을 받는지 적극 평가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블룸버그는 ASML의 이번 지시가 미국 시민은 물론 영주권 소지자, 미국 거주 외국인 등 모든 미국 내 직원에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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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특정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대 중국 수출규제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이 자국 군대에 최신 기술을 이전하지 못하도록 막는 한편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ASML이 양국 사이에서 어렵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고객사에 심자외선(DUV) 장비를 판매했지만 한 단계 진화한 첨단 모델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을 보류한 것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모니크 몰스 ASML 대변인은 “미국의 새로운 수출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영향평가를 완료하면 (미국 내) 직원에게 추가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은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에 파견한 자사 엔지니어들을 속속 본국으로 복귀시키고 있다. 자국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수출규제에 따라 중국 고객사에 대한 첨단기술 지원이 막히면서 인력 철수 방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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