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車에 남겨진 유아·애완견 지키는 레이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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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1998년 이래로 미국 어린이 900명 이상이 뜨거운 차에 방치된 후 사망했다. 운전자가 차에 어린이를 두고 내린 것을 잊어버리면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다.

완성차 제조사와 자동차 부품사는 차에 누군가가 남겨져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시트 압력센서뿐 아니라 레이더 기술도 사용하고 있다. 레이더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위해 차량 외부에 적용될뿐 아니라 안전을 위해 차량 내부에서도 활용된다.

실제 레이더 센서는 잠자는 유아를 비롯해 밀리미터(㎜) 이하의 작은 움직임까지 감지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카메라와 달리 비식별 데이터가 수집되기에 사생활 침해 우려도 없다.

볼보는 오는 11월 9일 첫 공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90'에 '실내 레이더 시스템'을 최초 적용할 예정이다. 추후 적용 모델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레이더 센서는 오버 헤드 콘솔, 실내 독서등, 차량 트렁크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차량 실내 전체를 레이더 센서로 덮어 어린이, 애완동물이 남아있을 경우 운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잠자는 아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가 가능하도록 섬세하게 시스템을 구성했다.

실내 레이더 시스템은 운전자가 차량 문을 잠그려 할 때 활성화돼 기능을 수행한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있는지 차량 전체를 살핀다. 누군가가 차량 내에 있다면 차량 잠금이 해제되며 운전자에게 알린다.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걱정은 없다. 차량 스스로 공조시스템을 작동해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저체온증이나 열사병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배터리 잔량이 있다면 에어컨 또는 히터 기능은 지속 작동된다.

볼보가 EX90에 적용하는 실내 레이더 시스템은 60㎒ 주파수를 사용한다. 60㎒ 주파수가 자동차용으로 승인된 국가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볼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로타 야콥슨 볼보자동차 안전센터 수석 연구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곤하고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가 있고,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곤 한다”며 “실내 레이더 시스템은 실수로부터 가족이나 반려동물이 차 안에 남겨지는 불상사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뿐 아니라 국내 레이더 업체들도 실내 레이더 시스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이미징 레이더 솔루션 기업 비트센싱은 차량용 인캐빈 레이더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시작했다.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의 칩셋을 기반으로 차량용 인캐빈 레이더 'MOD620'를 개발했다. 탑승자의 호흡, 심박 등 생체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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