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말기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 어린이의 소원에 마을 주민 1000여 명이 ‘괴물’ 복장으로 깜짝 방문해 화제가 됐다.
28일(현지시간) CTV 뉴스 토론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토론토 인근 해밀턴 시에 사는 5살 어린이 알렌산드로스(약칭 알렉스) 허데이키스는 출생 직후부터 뇌종양을 앓았고, 이달 초 병세가 악화되면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10개월 무렵부터 시작된 알렉스의 병명은 뇌종양 일종인 상의세포종(Ependymoma). 성인에 비해 소아에게 훨씬 많이 나타나는 종양이다. 최근 들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그는 호흡을 위해 기관지에 튜브를 삽관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알렉스에게 남은 시간이 앞으로 수주일, 또는 며칠에 불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머니 키다 역시 “아이가 매일 조금씩 나빠진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 11일 알렉스는 병문안을 온 가족의 친구인 주아나키스 앤더슨에게 "괴물이 보고 싶다"는 강한 희망을 밝혔다.
앤더슨이 알렉스와 함께 나이아가라 유원지의 유령의 집에 종종 놀러가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은 알렉스의 몸 상태로 가기에는 너무 멀었다.
이에 앤더슨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아이가 못 가는 대신 괴물을 아이에게 괴물을 아이에게 데려다주자는 것이다.
가족들은 페이스북에 사연을 알리고 이웃들에게 괴물 복장으로 알렉스를 찾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틀 뒤 핼러윈 행진 격으로 집 앞 거리에 집합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가족들의 예상보다 게시글은 관심을 받았고 350명 정도가 참여하겠다고 했으나, 가족들은 실제로 100~150명 정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당일 집 앞에 몰려든 주민들은 1000여 명에 달했다. 알렉스를 위해 마녀, 마법사, 늑대인간, 유령, 해골, 공룡 등 가지각색의 분장을 한 군중들이 집 앞 도로를 가득 메운 것이다.
알렉스와 부모는 집 밖에 나와 이들을 보고는 기쁨과 놀라움으로 말을 잇지 못한 채 거의 쓰러질 정도였다고 한다. 알렉스는 자신을 위해 준비된 깜짝 파티에 군중 사이를 헤쳐 다니며 연신 하이 파이브를 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키다는 "아이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을 기억이 될 것. 여전히 우리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알렉스가 그날 이후 매일 사진과 비디오를 보며 큰 에너지를 얻는다며 오는 핼러윈 때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데이키스 가족을 위한 기부금 ‘고펀드미’에는 6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는 알렉스의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