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미국 생산시설 조기확보 및 공급망 다변화로 IRA 대응해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한국 전기차 가격경쟁력을 약화하고 이차전지 광물·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IRA 발효가 아이오닉5, EV6 등 호평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던 현대차·기아에 가격경쟁력 상실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4.7%에서 올해 1월~7월 누계 기준 총 5만809대를 판매하면서 9.1%로 테슬라에 이어 2위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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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적용조건. <자료 산업연구원 제공>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IRA 배터리 관련 규정들이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IRA 배터리 규정에 부합하는 이차전지 공급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할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도 단기적으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IRA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 충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파나소닉 등 미국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배터리 기업들도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이 북미지역 생산 기반 확대 규모 및 속도 양면에서 경쟁국보다 우위에 있고 GM, 포드 등 미국에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혜 요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현대차·기아 신공장 가동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IRA 배터리 조건에 부합한 이차전지 공급망을 구축해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국간 실무협상을 통해 연내 미 재무부가 마련하는 IRA 후속 가이드라인에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배터리 원료·소재·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유럽연합(EU)도 이 같은 취지의 '원자재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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